ep6
2020년대는 KPOP이 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현재는 아티스트와 아이돌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있다.
아이돌도 뛰어난 가창력, 연기력을 긴 시간 연습해 데뷔하는 경우가 상당수이고 거기에 외모까지 뛰어나고 화술도 있다.
프로듀싱 능력이나 창작력도 뛰어난 이들도 많다.
노래만 잘하는 가수, 연기만 잘하는 연기자와는 경쟁력이 다르다.
시대는 한 가지만을 잘하기보다는 다방면에서 뛰어난 여러 가지 능력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차이가 있었다.
외모만 뛰어난 이는 아이돌, 실력을 우선으로 하는 이는 아티스트.
격세지감을 느낀다.
유감스럽게도 필자는 한국에서는 한 번도 아티스트로서 같이 일을 하기 위해 권유를 받아본 적이 없다.
참여했던 오디션에서 데뷔 이야기가 나왔던 것도 거의 다 아이돌 그룹의 멤버로.
그것도 가창력이 아닌 ‘얼굴’로.
지금 생각하면 참으로 감사하고 얼씨구나 하겠지만 당시는 철이 없어서 가창력으로만 인정받고 싶다는 한심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본인은 아티스트라고 생각했었고 아이돌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고 실력이 있다는 착각을 하고 있었다.
결국 ‘실력’이란 본인이 아닌 타인이 판단하는 기준이라는 것을 알게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그것은 일본에서도 마찬가지로, 일본에 왔을 때도 솔로가 아닌 그룹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었다.
일단 매우 심기가 불편했지만 칼자루를 쥐고 있는 것은 프로듀서였으니.
프로듀서와 일단 그룹 멤버들과 미팅이 있었다.
솔직히 전혀 마음에 들지 않았고, 기존 멤버들도 갑자기 늘어난 멤버 후보를 달가워하지 않는 눈치였다.
그룹은 우선 목소리의 화음이 중요하다는 프로듀서의 판단으로 한 곡을 같이 불러 보기로 했다.
2분 만에 중단.
‘목소리가 섞이지 않는다’
라는 이유였다.
그것도 그럴 것이 솔로 활동을 오래 해 온 필자에게 갑자기 그룹에서 가장 필요한 ‘양보’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가 있었다.
시간을 두고 조율하는 과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었지만 당시는 바로 실전에 투입할 전력을 찾고 있었기에 미묘한 줄타기는 끝나고 솔로로 무대에 서게 되었다.
지금은 생각한다.
예능 활동이란 뭘까?
본인이 만들어내는 세계관이 타인과도 공유가 되는 것.
그것으로 인한 가치를 인정받는 것.
물론 전문성이 필요하지만, 그것은 타인이 판단할 부분이다.
작년에도 소개로 알게 된 일본 기획사의 사장님으로부터 돌연 아이돌 그룹 가입(?) 권유가 있었다.
멤버 평균 연령 21세, 댄스그룹, 리더 격.
‘???!…………………………… ’
사장님이 뭘 생각했는지는 모르지만 정중하게 거절했다.
감사한 이야기이지만, 솔로 아티스트로서 필자만의 세계관을 지속해나가겠다.
우선 밴드 활동에서도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경험했고 타인과 조율해나가며 그룹을 하는 것은 필자의 능력 밖이다.
다음 생에는 미소가 어울리는 아이돌로 활동해보고 싶다.
이번 생에는 외모가 안되고 다른 쪽으로 너무 깊이 발을 담갔다.
무엇보다도 사람들 앞에서 해맑게 웃을 능력이 없고 사진을 찍히는 것이 아직도 불편하다.
따라서 해온 것을 열심히 해 나가는 것만이 살 길이다.
70세 정도가 돼서도 무대에 설 수 있다면 프로젝트 밴드나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하면 즐거울 것 같다.
그때까지 살아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