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10
일본에 와서 새롭게 하는 일 중 하나가 한국어를 가르치는 일이다.
전문학원에서 일하기도 하고 어학 관련 일이 회사 규모로 많아진 적이 있다.
특히 대기업 간 연예 관련 계약 시에 동시통역을 하는 일도 있고 한국어를 사용해서 전문적인 일이 늘었다.
하지만 수업의 경우는 가르친다는 것보다는 전달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는데 코로나가 영향을 미치면서부터는 온라인으로 수업방식을 바꾸게 되었다.
최근에 와서 느끼는 것은 한국어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정말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돈을 내고 공부하기까지 열정을 가지는 사람은 여전히 드물지만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갖는 사람이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문제는
생각만
많아졌다는 것이다.
그에 대해 독학이라도 공부를 해본다던지 연습하기까지 도달하는 이가 늘었다고 느끼기는 아직 어렵다.
특히 요즘 유독 많이 늘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언어교환’
을 하고 싶어 하는 이들이 많아졌다는 것.
하지만 언어교환이라는 것이 말은 좋지만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언어를 교환하기 위해 이상적인 것은 상대와 본인이 각 교환하고자 하는 외국어의 수준이 중급 이상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가 없고 성립될 수도 없다.
물론 어느 한쪽이 사심으로 열심히 하거나 공부하고자 하는 열의가 압도적으로 있다면 얘기가 달라지지만.
언어교환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한글을 읽거나 쓸 수도 없는 이들이 언어교환을 하고 싶다는 이들이 많고,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일본어로 대화해주기를 원한다.
이건 교환이 아니라 일방적으로 가르쳐주는 거잖아?
필자도 막무가내로 ‘한국어 가르쳐주세요’라는 말을 자주 듣는데.
사실 별로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이 없다.
누군가를 가르칠 만큼 성격이 좋지도 않은 것도 있지만.
배우고 싶은 분은 필자의 수업을 들으면 되기 때문에 전문 내용을 딱히 공짜로 가르칠 이유가 없어 별다른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
외국어를 자국인에게 배울 때는 다르지만, 원어민에게 외국어를 배울 때는 한국에서라면 외국어로 진행하는 수업을 연상하지만 일본은 원어민 선생도 일본어를 기반으로 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어학원에서 일할 당시, 간단한 한국어로 할 거니까 전부 한국어로 하는 것이 실력이 빨리 늘지 않겠냐고 교장선생님께 상담한 적이 있는데.
그러면 수업을 그만두는 학생들이 늘어나니 그렇게는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받았다.
그렇다.
일본인들은 기본적으로 외국어에 대해 두려움을 갖는 이들이 많아 한국처럼 스파르타식으로 하면 효과적인 수업이 되기 어렵다.
상급 수준 이외에는 일본어를 기본으로 진행해야 하며, 한국어도 마찬가지이다.
원어민이 가르치는 한국어임에도 한국어가 아닌 일본어로 수업을 해야 한다.
개인적으로는 스파르타식(?) 수업을 좋아하는 이들이 늘면 더 열성적으로 필자도 수업을 진행할 수 있을 것 같지만.
하지만 반갑게 느껴지는 것은 일본 활동 초기보다 현재에는 첫인사를 한국어로 하는 분들이 늘었고 한국어를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일본인들이 많이 늘었다는 것이다.
단순히 문화적인 관심만이 아니라 한국어 관련 직업이나 한국 관련 기업에 취업하는 일본인들이 늘어난다면 ‘생각뿐만이 아닌’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하는 일본인들이 자연스럽게 늘 거라고 생각을 해본다.
굳이 공부할 생각이 없음에도 ‘언어교환’을 하고자 하는 일본 사람들이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공짜를 불편해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단순히 이성에게 관심이 있거나 콘텐츠에만 관심이 있다는 것을 들키기 싫은 표면적인 심리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목표를 갖고 정말 공부하고 싶으면 전문가에게 배우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친구나 연인을 사귀는 것이 빠를 수 있다.
공부를 하고 사람을 사귄다는 것은 문화 전반을 배우고 이해하는 것이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일본에서 많이 늘어난 것은 정말 기쁜 일이지만, 유감스럽게도 이해하려고 하는 단계까지 가는 이들은 아직까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일본에서 느낀 것은
언어나 공부에 대해서는 전문가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가 크다는 것.
영어의 경우만 보면, 원어민 수준의 소수에 비해 어느 정도 할 수 있는 인구는 상당히 적다.
한국어도 비슷한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간단한 회화 정도 할 수 있는 인구가 늘면 좋을 것 같다.
일본 사람들이 얘기하는 ‘드라마나 영화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는 정도’는 말을 많이 듣는데.
고등학교까지 약 10년을 영어를 배워서 지금 미드를 자막 없이 볼 수 있나?
라고 돌이켜 보면 쉽게 알 수 있듯.
결코 쉬운 수준이 아닌데 너무 쉽게 보는 사람들이 많아 대답할 기력이 없다.
하지만 필자가 한국어를 더 재미있게 전할 수 있도록 연구하고 노력해야겠다는 쓸데없는 의무감을 느끼기도 한다.
목표! 간단한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늘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