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회사라면 사표 땅땅
나의 20대가 암울 했던건 나쁜 사장들과 나쁜 회사들을 만났기 때문이에요. 사회초년생 시절이기에 경력 1년이라는 걸 만들기 위해 그런 사람들과 그런 곳에서 안좋아도 참고, 뭘 잘몰라서, 의리라는 이름으로 일했거든요. 그때, 사표를 썼더라면 제 인생은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요. 시간이 한참 지난 지금도 그런 생각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월급이 안나오면 바로 그만 두었어야 했는데, 자비로 회사를 다녔어요. 부자가 아니기때문에, 나는 결국 카드로 생활을 해야했고 꾀 많은 빚을 지게 되었지요. 나중에 그 돈을 갚기위해 잠을 4시간 자며 알바까지 했었죠. 어찌보면 사회초년생의 좋은 사회경험이다라고 생각도 되지만, 그러기엔 액수가 너무 컸어요. 여러 회사에서 월급을 떼어먹혔지만, 특히나 A사장이 있던 한 곳에서 많이 떼어먹혔고 나뿐만 아니라 그 회사에 있는 직원 전부가 돈을 못받았어요. 집단 세뇌된거죠. 단 한달이라도 월급이 안나오면 관뒀어야하는데, 열정페이를 넘어 내 돈을 투자하면서 다닌 내가 참 한심해요. 나중에 노동부에 고발까지 했지만, A사장의 재산이 없기에 단 한푼도 받아 낼수 없었어요.
앞서 얘기한 A사장은 확실히 이상한 놈이였어요. 빚도 굉장히 많았고 갚을 의사도 없이 허왕된 목표를 내세워 직원들에게 사기쳤으니까요. ‘너 열심히 하면 나중에 이사가 되는 거야’라면서 월급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키고, 그만 두고 싶은 사람들에게 ‘너가 그만두면 여기 남아 있는 다른 사람들은 너때문에 힘들어 질거야’라면서 서로를 옭아매였죠. 그야 말로 사기꾼이였어요. 그래요 저는 그곳을 빠져나올 의지가 부족했죠.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이 있지요. 어디나 또라이가 있지만 ‘사장’이 또라이면 그 회사 당장 나와야죠.
앞의 A사장이 사기꾼 같았다면 B사장은 너무 좋은 분이였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하면서 정확한 의지나 목표 없음이 문제였어요. 출근해서 게임만 했고, 일정에 대한 압박도 없고 개발하던 게임도 방송사에 무상공급하는 형태였거든요. 월급은 나오니까 이상해도 다녔지만 짧은 입사와 퇴사만 남겼네요. 그리고 다른 곳 C사장님의 회사는 직원수도 좀 되고 영업장을 따로 운영하는 ‘아케이드’게임(오락실용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였어요. 그때 한참 웹용게임이 대박을 치기 시작하던 시점이라, 당연히 이 회사는 얼마지나지 않아 문을 닫았죠. 평생 직장은 아니더라도 적어도 몇년 나를 성장 시켜줄 비전있는 회사를 선택해야했어요.
제가 취업을 할때가 IMF후였고, 비전공자였기에 취업하기가 쉽진 않았어요. 그런데 돌이켜보면 가장 잘못된 선택이 그 회사가 어떤지 잘 알아보지도 않고 덜컥 입사를 한것이에요. 첫 입사제안 온 곳에 입사를 했고 그 후 다른 ‘입사제의’가 들어와도 첫 회사에 대한 ‘의리’로 거절했어요. 회사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입사하고 회사가 아니다 싶으면 뛰어나갈 과감성이 부족했던거예요. 첫 직장의 선택이 평생의 직장과 연봉을 좌우한다고 하더라구요.(기사를 읽었는데 찾으면 링크 첨부할게요 ㅎㅎ) 현재는 다행히 튼실한 회사에 잘 다니고 있지만, 그때는 왜저렇게 이상한 회사만 골라다녔는지 제 안목없음이 느껴집니다. ㅎㅎ
하지만, 제 20대 안목없음의 장점도 있어요. 회사나 사장은 이상했지만 같이 일했던 분들은 좋은 인연으로 아직도 연락하고 지내고 있다는 점이요. 그리고 여러분야의 작업을 하면서 사람으로써는 다양한 경험을 해보았다는 것도 큰 장점이에요.
저 세군데 다 포함된 안타까운 분들이 계시진 않길 바래요.
혹시 계시다면 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