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란 이런 걸까.
7월부터 꽤나 바빠졌다.
늘 해오던 월간지 발행 외에 스스로 몇 가지 일을 더했기 때문이다.
운신의 폭이 좁은 직장 업무로는 뭔가 갑갑한 기분을 지울 수 없어 내가 맘 편히 할 수 있는 일들을 마구잡이로 시작했다.
먼저, 문화기획사 사업자를 내고 문화재단 사업에 지원해서 선정됐다. 9월부터 사업 시작이라 그전에 프로그램 세부항목을 추가보완해야 한다.
둘째, 2개의 소설 공모전에 단편 하나, 경장편 하나를 보냈다. 기존에 써놓았던 작품이지만 퇴고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중 하나는 예심에 통과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셋째, 알고 지내는 한 미술작가가 자신의 개인전 도록에 실을 평을 써달라고 했다. 누군가의 작업물에 대해 말하고자 하니 부담감이 먼저 엄습해왔다. 그래서 작가가 어떤 사람이고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에 초점에 맞춰 작업했다. 작가가 만족하는 것 같아 다행이다.
넷째, 청년기획단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 단체에서 유튜브 진행을 도와달라고 했다. 카메라 앞에 서본 경험이 없었던 터라 재미있어 보였다. 할 말을 정리한 나는 원고를 보내주고 당당히 촬영에 임했다. 생각보다 말이 부드럽게 나오지 않았다. 편집이 잘 되길 바랄 뿐이다.
다섯째, 유튜브 채널을 오픈했다. 평소에 생각해두었던 몇 가지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해서 올렸다. 당연하게도 조회수는 아직 한 자리대에 머물러 있다. 영상편집은 시간을 좀 잡아먹지만 그래도 결과물을 보면 뿌듯하다.
여섯째, 기존에 매달 원고를 보내던 웹진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코로나가 활개를 친 이후로 한동안 연락이 없더니 글을 보내달라고 했다. 이건 대략적으로 작업해서 보내주려 한다.
일곱째, 요즘 들어 이상하게도 공모전이 자꾸 눈에 들어온다. 지역 일간지에서 칼럼공모전을 연다고 한다. 처음으로 칼럼공모전을 개최하는 거라 하니 어떤 글을 뽑을지 궁금하다. 주말 중에 작업해서 다음 주 초에는 보내주어야 한다.
그리고 중간중간에 들어오는 월간지 취재업무, 문화기획사 회의 등 잔잔한 일들이 많았다.
바쁘다면 바쁘고 정신없다 하면 정신없는 한 달이었지만, 뭔가 하나씩 만들어져 가는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다. 캘린더가 가득차고 줄어드는 게 아직은 신기하다.
직장을 그만둔다 해도 이런 식으로 보낼 수 있다면 즐거울 듯하다. 다음 달에는 또 학교에도 가야 하니 그전에 일들을 마음껏 부려 놓아야겠다.
(논문 준비도 해야 하는데, 이건 좀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