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을 했더니, 회사 선배로부터 소개팅이 들어왔다.
컴퓨터 밖에 모르는 모태솔로 개발이지만 여자에 관심이 없던 것은 아니었다.
조심스레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니, 청순하면서 귀여운 외모가 개발이 마음에 쏙 들었다.
"그래! 나도 이번에 여자친구를 만들어 보겠어!!"
"솔직히 나정도면 괜찮은거 아니야?"
"키도 178에, 나쁘지 않은 얼굴에! 번듯한 회사도 다니고 있다고!"
개발이는 난생 처음 소개팅을 한다는 사실에 설레였다.
하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할 지 막막했다.
며칠을 고민하다 대학시절 여자에게 인기가 많았던 민기에게 전화를 걸었다.
(뚜루루루)
"여보세요"
"민기야 나 이번에 소개팅을 하게 되었는데~ 이거 어떻게 해야하냐 ㅋㅋㅋ"
"머?!?? 너가 소개팅?!?!?! 야 개발이 남자 다 됐네~"
"놀리지 말고 빨리 알려줘!! 내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순간이란 말이야!!!"
"알았어 알았어. 자 일단 입고 갈 옷은 있어??
"없지..."
"하아... 내일 집에서 제일 가까운 백화점에 가"
"그리고 티아이포맨에 가서 마네킹에 있는고대로 사"
"티아이..포맨.? 오케이 알았어"
"식당은 역에서 가깝고 조용한 이탈리안 레스토랑이 적당하고"
"길 해매지 않게 미리 동선 파악해야 해"
"아! 밥먹고 난 다음 갈 만한 호프집도 미리 알아보고"
"여성분이 마음에 들면, 여기 옆에 분위기 좋은 호프집 있는데 한잔 하실래요~ 하면서 가는거야 오케이?"
"와.. 이렇게까지 준비 해야한다고??"
"에휴... 다 피가 되고 살이 된다. 그리고 대화가 제일 중요해"
"여성분이 말하면 꼭 리액션 잘하고, 잘 웃고!"
"대화 소재가 떨어지면, 영화나 드라마 같은 이야기를 꺼내~ 그럼 대화가 이어질꺼야"
"대박! 와 진짜 고마워!!! 내가 잘 되면 한턱 거하게 쏜다 진짜!!"
"상처 받지나 말아라...."
그렇게 개발이는 만반의 준비를 마치고 소개팅에 나갔다.
강남역 11번 출구 앞,
개발이는 심장이 터질거 같았다.
어색한 셔츠와 슬랙스가 괜히 몸을 더 조여오는거 같은 느낌도 들었다.
그때 개발이 옆으로 한 여성이 다가왔다.
"혹시...소개팅??"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