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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무명 Mar 01. 2018

POINT



'다양성이 역사를 만들었다'

<POINT>는 이 한 문장에서 시작되었다.





[ 다양성 ]

Marshall Mcluhan이 지구촌(Global Village)이라는 개념을 주창한 지도 반세기가 지났다. '지식정보사회'라는 표현조차 고루해진 요즘, 우리는 급속도로 변해가는 기술-문화를 마주하고 있다. 시간과 국가를 초월하는 기술 위에서 나만의 개성을 뽐내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문화를 소비하며 살아간다.


재미있는 지점은 우리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존중, 혹은 인정받고 싶어 하는 만큼 타인의 개성도 같은 눈높이에서 바라보냐는 것이다. 여기서 개성은 외모, 성격, 습관 등 미시적인 것부터 성별, 인종, 종교, 정치적 스탠스와 같은 거시적인 부분까지 넓은 범위를 포괄한다.


앞서 열거한 항목들은 다양한 형태로 발발했던 세계적 이슈의 원인이었다. 홀로코스트, 중동지역의 분쟁, 오늘날의 인권-여성에 대한 문제 까지. 엄연히 현실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가 해결해야 할 다양성에 관한 문제들이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다양성 문제의 총량은 자신과 타인의 개성을 대하는 눈높이 차들의 사회적 총합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 다양성 X 개인 ]

'Google News Lab Fellowship'프로그램에 참여하여 '다음세대재단'과 협업을 하게 되었다. 비영리단체인 다음세대재단은 더 나은 미래세대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으로 다양성을 존중하는 여러 사업들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말한 다양성 문제들을 사회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해결하는 것이다. '다양성'을 주제로 한 콘텐츠를 '개인'의 관점에서 만들게 된 것은 이런 배경위에 있다. 


첫째, 위에서 언급한 눈높이 차이라는 관점에서 집단-사회보다 그 구성요소이자 기본 요소인 개인에 집중해보고 싶었다. 그리고 콘텐츠를 통해 그들이 삶이 조금이나마 변화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둘째, 프로젝트 그룹이 단기간에 다양성이라는 거시적인 관점을 이야기하는데 효과적인 접근방법은 사회에서 개인으로 내려오는 것이 아닌 개인에서 사회로 나아가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기존의 비영리단체들이 사람들의 일상생활에서 잘 와 닿지 않는, 일명 천상계 언어로 사회적인 문제를 다룰 수밖에 없다는 고충이 있었다. 그렇기에 개인-일상의 언어와 관점으로 타깃 독자에게 접근하고자 했다. 



다양성 X 개인 X POINT ]

다양성-개인의 관점에서 NOB팀은 두 달 동안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발행했다. <POINT>라는 Audio visual 작업은 다양성-개인의 내러티브를 사회적인 관점까지 확장시키려는 BOFU 콘텐츠였다. 


감상의 영역으로 남겨두고자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서술은 하지 않겠다. 대신 간단히 작업 후기를 적어보자면, 본 작업의 모든 시각적-청각적 장치들은 프로그래밍-알고리즘을 이용해 만들었다. 점-관점이라는 메타포를 가지고 다양성-관점이라는 개념에 대한 환기를 의도했다. 실험적인 시각-청각 경험을 통해 단순한 해석-이해가 아닌, 본인의 직관이 다양성이라는 관념과 마주하는 경험을 제공하고 싶었다. 

  

시청각 장치들은 전체 메시지와 정보전달을 직간접적으로 지시하고 있다. 제작 과정에서 시청자가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 있도록 텍스트를 한글로 번역하자는 피드백도 있었다. 하지만 영문을 고수했다. 왜냐하면 그 원문을 해석하는 것도 번역자의 관점이, 한글의 관점이 개입한다고 봤기 때문이다. 또한, 그 인물과 말에 대한 해석-평가 자체도 개개인의 관점에 맡기고 싶었다. 


과거를 돌아보면 인류의 역사에 족적을 남긴 사람들은 모두 일반적이지 않았다. 특수하거나 뛰어났다기 보단  자신의 욕망을 알았다. 자신들의 욕망-관점을 평생 동안 관철시키는 삶을 살았다. Jacques Lacan의 말처럼 타자의 욕망을 욕망하지 않은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는 '좋은 말 스트레스', '이해 없는 선의', '친밀한 폭력', '오지랖'같은 형태는 따지고 보면 모두 타자의 욕망이다. 영상에 등장하는 그들은 입을 모아 말하고 있었다. 너 자신을 알라고, 너 자신의 생각과 감정이 중요하다고, 남이 뭐라고 하던 나를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뿐만 아니라 그런 다양성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나에 대해 명확히 안다는 것이 다양성, 나와 다른 삶에 대해 상상하고 배려할 수 있는 상호존중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왜 좋아하는지, 얼마나 사소한 부분에서 행복을 느끼는지를 깨닫는다면 다른 사람들 또한 다양한 형태의 관점과 감정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누군가를 한 가지 관점으로 판단할 수 없다.





내가 보지 못한 그 나머지 관점들이 

역사를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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