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
오빠는 곰농장을 꿈꾸었다
곰농장은
곰을 키우는 농장이 아니라
농장 이름을
그저 곰농장으로
짓고 싶다는 것이었다
실제 오빠는 소를 키웠다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동네에서 뚝 떨어진
우리집 땅에 농장을 짓고
비행기로 제주도까지 날아가
서른 마리 넘는 송아지를 사 왔다
그 당시만 해도
인근에서 가장 큰 규모였다
오빠는
소를 키우는 데는 탁월했지만
돈을 버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그러면서 동시에
건축일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더니
업계에 소문이 날 정도로
열심히 경력을 쌓아갔다
실제 인근 동네에서는
사람 좋고
솜씨 좋기로 유명했다
그렇게 번 돈은
자신을 위해 쓰거나 하지 않고
지인들의 술값으로 다 나갔다
그때도 오빠의 꿈은
곰농장이었다
곰이 있든 없든
곰농장이라 이름 붙이는 건
어디까지나
주인의 마음이라고 했다
그렇게나
자유의지를 갖고 살고 싶어 했다
하지만 건강이 나빠지면서
몸도 마음도
자유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사실 지금이라도
오빠의 꿈을 이루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내일이라도 당장
'곰농장'이라는 작은 간판을
만들면 그만이다
어쩌면 꿈이란 게
늘 멀고 높고 아득한 곳에만
있는 게 아니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