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8.26(목)
서윤이가 어제 치킨을 너무 잘 먹어서 따로 밥을 주지는 않았다. 배가 너무 고팠는지, 아내의 표현에 의하면 ‘부들부들 떨면서’ 아침을 먹었다고 했다. 두 그릇째 먹고 있다고 했고. 아내가 보내준 영상을 봐도 잠깐의 쉼도 없이 손과 입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아이를 셋 기르면서 먹는 문제로는 심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 머리숱 많은 아기를 키워보지 못한 대신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서윤이가 예상보다 너무 잘 먹으니 아내는 자기 몫의 밥과 계란 프라이도 서윤이에게 내어줬다. 어제 밥솥에 남은 밥의 양을 나도 봤다. 넷이 먹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는 양이었는데 서윤이가 정말 많이 먹긴 했나 보다. 아내는 주로 이런 식으로 끼니를 거르게 된다. 아니면 먹을 게 있어도 이미 지쳐서 식욕이 없거나.
오랜만에 시윤이와의 강력한 훈육의 시간도 있었다고 했다. 30분이 걸렸다고 했는데 그 30분이 언제부터를 시작으로 30분인지는 모르겠다. 조짐이 보이기 시작할 때부터를 기준으로 잡으면 아마 훨씬 더 긴 시간일 거다. ‘수월했냐’는 나의 질문은 우문이었다. 아내는 그런 날이 오겠냐면서도 ‘마무리는 괜찮았다’라고 말했다.
소윤이와 시윤이가 영어 공부를 하는 동안 서윤이 푹 자 준 덕분에 아내가 심도 있게 가르칠 수 있었다고 했다. 서윤이는 자다 일어나서 또 밥을 먹었다. 뭐 당연한 얘기지만 먹고 자고 싸는 게 주된 일상이다. 2시간이나 자고 일어난 덕분에 배가 무지하게 고팠을 텐데 미리 식사를 준비해서 다행히 지체 없이 먹였다고 했다.
때 되면 자고 때 되면 밥 먹이고 때 되면 공부 시키고 매우 수월한 하루처럼 썼지만, 퇴근하고 만난 아내는 역시나 많이 지쳐 보였다. 문제는 나도 그랬다. 오늘이 목요일이라서 그랬던 걸까. 아니면 집에 들어오기 전에 ‘의지를 발휘해 힘을 내야 한다’라고 다짐하지 않아서 그랬던 걸까. 아무튼 무척 버거웠다.
저녁에 또 온라인 모임이 있었고, 매우 기대하는 시간이었음에도 ‘아직 일정이 남았다’는 사실 자체가 힘겹게 느껴졌다. 저녁을 다 먹고 아픈 몸에 수액을 투여하듯, 급히 커피를 한 잔 내려서 마셨다. 커피를 마시니 좀 살 것 같은 느낌이 들기는 했다.
아내는 소윤이와 시윤이, 서윤이를 재우면서 듣고 난 거실에 남아서 강의를 들었다. 신기하게도 강의를 듣다 보니 피곤의 무게가 옅어졌다. 점심 먹고 오후 2시에서 3시 사이가 가장 힘들고 졸린 것처럼, 퇴근해서 집에 도착했을 무렵이 가장 힘든 시간인가 보다. 아니면 요즘 또 운동량이 줄어서 체력이 떨어졌을지도 모르고.
그래도 어느덧 목요일까지 왔다는 사실이 다행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