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의문의 남자와 황정민 박사

by 미운오리새끼 민

대간과 하람은 차에 앉아서 강태석 소장의 행동을 지켜봤다. 대간은 당장이라도 공격할 자세를 취하며 차에서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가 차에서 내려 강태석 소장이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그런데 돌아가는 분위기가 이상했다. 두 사람이 뭔가 이야기를 주고 받더니 이쪽으로 걸어왔다. 대간과 하람도 차에서 내렸다.

“대간,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쪽은 내 수석연구원인 황정민 박사입니다.”
강태석 소장이 황정민 박사를 대간과 하람에게 소개하였다. 대간은 강태석 소장이 여자를 소개시켜 주자 당황했다. 그리고 그를 조용히 차 뒤쪽으로 끌고 갔다.
“소장님, 우리하고 약속이 다르잖아요?”
대간이 불쾌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약속을 어기지 않았어요. 당신과 하람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안 했어요. 그리고 지금은 컴퓨터와 자료들이 없는 상황에서 황 박사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대간은 난감했다. 자신들이 인간에게 노출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강태석 소장의 말처럼 문헌해석 자료와 그걸 활용할 컴퓨터가 없다면 부리막대 상자의 수수께끼를 풀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설령 그것 없이 해석을 한다 해도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시간 안에 그림문양을 해석하지 못하면 더 위험한 상황으로 갈 수 있는 것은 명확했다.

“그런데, 황 박사가 어떻게 소장님이 여기 있는 줄 알고 찾아왔죠?”
대간이 의심스러운 눈초리로 물었다.
“재단에서 나오면서 안내데스크 담당자에게 황 박사에게 쪽지를 전달해 달라고 했어요. 연구실에 들어갈 수 없으니 문헌자료와 컴퓨터 메모리 카드를 집으로 갔다 달라고 했죠. 아마도 그것을 보고 저희 집으로 찾아왔는데 그때 제가 주차장으로 가는 모습을 보고 뒤따라 온 거 같아요.”

대간은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더 의심하지 않기로 했다.
“좋아요. 소장님이 우리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고 하니 필요한 것만 가지고 출발하죠.”
“네, 그럼 자료만 받고 올게요.”
강태석 소장은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황정민 박사에게 갔다. 그녀는 하람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황 박사, 나하고 얘기 좀 하지?”
강태석 소장이 그녀에게 말했다.
“소장님, 무슨 일이 있는 거예요? 아침에 연구실로 찾아온 사람이나 이 사람들은 도대체 누구죠?”
황정민 박사가 불안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녀의 눈빛이 흔들거렸다.
“얘기하면 너무 길고 나중에 상황 정리되면 말해 줄게.”
강태석 소장은 더 길게 얘기할 수 없어서 대충 말했다. 그녀가 강태석 소장을 자기 차 쪽으로 끌고 가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연구실에 찾아온 사람이 소장님이 위험한 사람들하고 함께 있어서 목숨이 위태롭다고 했어요. 저들이 바로 그 사람들인가요? 도대체 저에게 뭘 숨기시는 거죠?”
황정민 박사는 대간과 하람을 보며 물었다.
“황 박사,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 모든 진실을 말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없어. 내가 부탁한 것들은 가져온 거지?”

강태석 소장은 황정민 박사가 걱정하는 마음을 알면서도 말을 할 수 없어 미안했다.
“말씀하신 것들은 차에 있어요.”
황정민 박사가 차를 가리키며 말했다. 그가 황정민 박사 차량의 문을 열었다. 자신이 정리해뒀던 고대 문헌 해독 자료들과 메모리 카드가 잘 정리되어 파일 가방에 담겨 있었다. 그는 급히 그것들을 끄집어냈다. 그리고 메모리 카드를 안경에 내장된 컴퓨터에 삽입했다.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 자료들이 복사되었다.

“고마워. 일이 잘 해결되면 그때 모든 것을 설명해 줄게.”
강태석 소장이 자료들을 갖고 자신의 차로 이동하려고 하자 황정민 박사가 그의 앞을 가로막았다.

“이대로는 절대 못 보내요. 뭔지 몰라도 저도 함께 가게 해 주세요.”
황정민 박사가 강태석 박사의 소매를 붙들며 말했다.
“이건 매우 중요한 일이야. 황 박사 말처럼 목숨이 위태로울 수 있어.”
“소장님, 제가 소장님 연구 활동에 빠진 적이 있었나요? 제 도움이 필요할 거예요. 제발요.”
황정민 박사가 애원하며 말했다. 강태석 소장의 입장이 점점 난처해졌다. 두 사람의 상황을 지켜보던 하람이 대간에게 말했다.

“저 여자가 계속 우리를 따라오려고 하는데 어쩌죠? 기억을 다 지워 버릴까요?”
“안 돼! 너도 알다시피 사람에게 함부로 마법을 써서도 안 되고, 우리에게 해가 되는 일이 아닌 이상 사람의 기억을 지워서도 안 돼.”
“그럼 어떻게 하실 건데요. 저렇게 완강하게 버티고 있는데.”
대간의 단호한 입장에 하람도 속이 탔다.

“그러게 말이다. 적당한 시점에서 돌려보내는 수밖에 없지. 어차피 내가 없는 상황에서 너하고 소장 둘이서 이 그림문양을 해석해야 하는데, 저 여자도 같이 있으면 아무래도 좀 더 빨리 해결할 수 있겠지.”
대간은 어느새 그녀도 함께 동행하는 것으로 결정 한 거 같았다. 강태석 소장이 대간에게 왔다.

“대간, 예상치 못한 일들이 계속 발생하네요. 황 박사가 따라온다고 하는데 어쩌죠? 같이 못 가면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을 다 말해 버리겠다고 하네요.”
“뭐라고요? 그 괴물에게 말한다고요? 그럼, 괴물과 연락이 된다는 건가요?”
대간의 말에 강태석 소장도 놀랐다. 그가 황정민 박사에게로 갔다. 대간도 그녀에게 갔다.

“황 박사, 그 사람 연락처 갖고 있어?”
강태석 소장이 그녀에게 물었다.
“자신의 명함을 제 인식카드에 심어 줬어요.”
그녀는 별생각 없이 자신의 인식카드를 보여주며 말했다.
“젠장, 큰일 났군. 소장님 시간이 없으니 빨리 이곳을 떠나요. 그리고 그 인식카드 이리 줘요.”
대간이 강태석 소장에게 급히 말하며 그녀의 인식카드를 뺐었다. 넷은 강태석 소장의 차에 탔다.

“제 인식 카드를 어쩌려고요?”
그녀가 당황한 눈빛으로 대간에게 물었다.
“이 인식카드가 우리의 위치를 알려주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어요. 그 사람이 당신 카드에 자신의 연락처를 심어준다고 하면서 위치 추적 장치를 심어 넣은 거죠. 그래서 조금 전 주차장에서 당신을 기다리고 있던 차가 소장님을 보고 추격하려고 했던 겁니다. 아마 이곳으로 오고 있을 겁니다.”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차 한 대가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것이 보였다. 대간이 인식카드를 잘게 부순 후 바닥에 버렸다. 강태석 소장은 라이트를 끈 채 반대편 출구로 차를 몰고 나갔다. 하지만 엔진 소리만큼은 감출 수가 없었다. 다가오던 차가 황정민 박사 차 앞에 멈췄다. 누군가가 차에서 내렸다. 검푸른 망토를 두른 자가 그녀의 차 안을 살핀 후 차를 타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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