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랑을 위한 이별은 2-3.
집에 들어오자마자 서영이는 작은방으로 들어갔다. 편지 하나가 준호 오빠의 유품들 위에 놓여 있었다. 강정현. 지난 번 자신이 보낸 편지와 함께 반송되어 온 편지에 함께 있었던 편지였다. 준호 오빠가 살고 있던 곳의 주소인걸 보면 아마도 이곳에 사는 사람이 보낸 듯 싶었다. 서영이는 편지를 뜯어볼까 하다가 휴지통에 넣어 버렸다. 그녀는 준호 오빠의 유품들을 작은 방에서 가지고 나왔다. 편지와 사진들, 그리고 그가 주었던 옷과 인형들이 상자 안에서 조용히 숨죽이고 있었다. 그녀는 옷과 인형들을 먼저 꺼내 아파트입구에 있는 재활용상자에 넣은 후 편지와 사진들을 가지고 아파트 뒤편 공터로 갔다. 어제까지 세차게 내리던 빗줄기가 이제는 싸리 눈이 되어 바람에 흩뿌리며 이리저리 가로등 주위로 날리고 있었다. 우산을 어깨에 걸친 후 준호 오빠의 사진을 꺼냈다. 그리고 작은 스테인리스 통 안에 넣고 불을 붙었다. 주변의 어둠이 걷혔다. 그러나 준호 오빠의 모습은 점점 검게 그을려갔다. 서영이는 편지 한 통을 꺼내 사진 위에 얹혔다. 그리고 그 편지가 다 탈 때쯤 다시 또 한 통의 편지를 올려놓았다. 준호 오빠의 목소리가 흐늘거리며 하늘로 올라갔다.
‘이렇게 보내고 싶지 않았었는데 미안해.’
서영이는 그를 하루하루 편지와 함께 서서히 잊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그의 기억들은 잊히기는커녕 점점 더 애절한 마음으로 서영이를 괴롭혔다. 누군가를 자꾸 생각하면 할수록 그 사람이 그리워지듯 그도 그랬다. 지워도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글씨처럼 그의 기억들은 서영의 마음속에 그렇게 진하게 다시 새겨지고 있었다. 편지들이 시커먼 재로 변해가듯 그녀의 마음도 까맣게 타들어 가 있었다. 세상에 있는 사람과의 이별은 쉽게 잊혀 질 수 있지만 세상과도 이별한 사람은 쉽게 잊혀 지질 않았다.
핸드폰이 울렸다. 오늘 따라 음악이 진혼곡처럼 너무나도 구슬프게 들렸다. 그녀는 벨소리부터 바꿔야 겠다고 생각을 했다.
“유서영입니다.”
“잘 지냈니? 나 명수야.”
3년 전 준호 오빠의 죽음을 알려 주었던 목소리 그 톤이었다. 불꽃마저 희미하게 가라앉았다. 그녀는 얼른 편지를 꺼냈다. 불꽃이 다시 살아났다.
“어 ……, 오빠,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 동안 잘 지냈어요?”
서영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그의 죽음 이후 의식적으로 명수를 피했었다. 물론 명수도 서영이에게 연락을 하지 않았었다.
“결혼한다고? 소식 들었어.”
명수의 목소리는 여전히 똑같았다.
“예, 미안해요. 오빠에게 미리 연락했어야 되는 건데 …….”
서영이는 죄를 지은 사람처럼 점점 목소리가 들어갔다.
“무슨 소릴, 준비하느라 바쁘지?
“…….”
서영이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명수의 목소리를 들을수록 그때의 일이 자꾸 기억에서 되살아났다. 다가오는 어둠 사이로 잿빛 불꽃들마저 죽어가고 있었다.
“잊어라!”
꺼져가는 목소리로 명수가 말했다. 어둠마저 가라앉히는 깊은 심연의 목소리가 서영이의 귓전을 때렸다. 그 목소리에 서영이는 압도되었다. 한 줄기 눈물이 서영의 볼을 타고 흘러 내렸다. 입술에 잔잔한 파도가 일렁거렸다. 그러나 마음 깊은 곳으로 갈수록 세차게 휘몰아치며 서영의 온 몸을 할퀴고 지나갔다. 서영이는 입술을 꽉 깨물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울고 있니?”
“…….”
서영이는 어떤 말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울고 싶으면 울어. 가슴에 쌓아 두지 말고. 가슴에 묻어 두었던 기억부터 보내야 되지 않겠니?”
“오빠 ……, 나 …… 지금 …… 너 …… 너무 …… 힘 …… 들어. 나, 나 …… 죽어 …… 버리고 …… 싶어. 나, 어떡해 …… 어떡해.”
서영이는 북받쳤던 울음을 토해냈다. 그 동안 참고 참았던 울음이 명수 앞에서 소낙비처럼 쏟아지고 있었다. 명수는 잠자코 흘러나오는 울음을 맞고 있었다. 명수의 가슴마저 촉촉이 젖어 들고 있었다.
“나, 참 나쁜 년이지? 준호 오빠 안 잊는다고 했는데.”
한참을 울다가 처음 나온 서영의 말이었다.
“오빠, 나 지금 뭐 하고 있는지 알아?”
“…….”
명수는 여전히 아무 말도 없었다.
“나, 준호 오빠 유품들 태우고 있었어. 잊어버리려고. 새 남자 받아드리려고. 근데 잘 안 돼.”
서영이는 눈물을 최대한 참으며 한자 한자 또박또박 말을 하려고 했다.
“…….”
수화기 저쪽에서는 여전히 말이 없었다.
“오빠! 듣고 있어?”
“응, 말해!”
명수의 목소리가 떨렸다. 처음 접해보는 목소리였다. 준호의 죽음을 알릴 때도 그는 항상 침착했었고, 조금 전까지만 해도 그랬다.
“오빠, 누가 그러더라. 남자의 마음에는 방이 여러 개 있는데, 여자의 마음에는 방이 하나밖에 없대. 그런데 여자의 방에는 주인이 자주 바뀐대.”
서영이는 마지막 말을 하자마자 멈췄던 눈물이 다시 흘러 내렸다. 그녀는 눈물을 훔치고, 다시 편지를 하나 꺼내 불을 붙였다. 불빛이 주변을 밝혔다. 그녀는 준호가 이 순간까지도 자신을 위해 어둠을 밝히는 촛불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오빠, 준호 오빠가 이해해 줄까?”
서영이는 준호 대신 명수에게서라도 확답을 받고 싶었다.
“준호도 니 결혼, 축복해 줄 거야. 평생 너 혼자 외롭게 사는 거 원치 않을 테니. 서영아, 사람과 사람과의 거리란 가까웠다가도 멀어지는 거야. 준호와 너의 거리도 마찬가지고. 언제나 항상 같을 수 없는 거 아니겠니? 지금은 그 거리가 멀어져도 괜찮아. 그게 너와 준호와의 더 아름다운 거리가 될 수 있어.”
수회가 너머로 명수의 깊은 한이 섞인 목소리가 한자 한자 또렷이 들렸다.
“오빠, 결혼식 날 올 거지? 꼭 와야 해, 그래서 준호 오빠 몫까지 나 많이 축복해 줘! 나 이제 행복하게 살라고.”
그녀는 자신에게 다짐하듯 그렇게 말했다.
“그래, 갈게. 많이 축하해 줄게. 준호도 하늘에서 니가 행복하길 바랄거야.”
수화기의 목소리가 더 이상 떨리지 않았다.
“고마워 오빠! 오빠 덕분에 많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 나 언제까지고 지켜봐 줄 거지?”
“그래, 그렇게 할게, 내가 괜한 걱정 한 것 같다. 넌 잘 할 거야. 식장에서 보자. 전화 끊을게.”
둔탁한 기계음과 함께 전화가 끊겼다. 그녀는 타 들어가는 편지를 멍하니 바라봤다. 소리조차 없이 불빛만이 편지가 사라지고 있는 것을 알리고 있었다. 그리고 끝끝내 준호는 아무 말이 없었다.
“여기 와 본적 있어요?”
서영이가 강을 바라보며 형준이에게 물었다.
“네 뭐 친구들하고도 왔었고, 회사 워크숍에서도 종종 지나가다 들렀다 가는 코스이기도 했죠. 서영씨는요?”
“저도 똑같죠 뭐.”
서영이는 더 말을 하려다가 멈췄다. 아직은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거 같았다.
강바람이 차가왔다. 코끝이 시렸다. 준호 오빠와 자주 찾아왔던 곳이었지만, 오늘따라 왠지 낮선 느낌이 들었다. 서영이는 곁에 있는 그를 바라봤다. 그도 자신처럼 강바람을 느끼고 있는 거 같았다.
“평소에 한강에 가자고 할 때는 안 가더니 웬일로 여기까지 오자고 했어요?”
형준이가 서영이를 뒤에서 안으며 밝은 소리로 물었다.
“그냥 결혼하기 전에 이곳에 오고 싶었어요.”
서영이는 넓게 펼쳐진 강을 바라보며 말했다.
“날은 춥지만, 역시 교외로 나오니까 좋은 거 같아요. 특히 서영씨 하고 이렇게 나오니까 전에 친구들이나 직장동료와 왔을 때랑 느낌이 전혀 다른 거 같아요.”
형준이는 싱글벙글 웃으며 말했다. 형준이의 코가 술에 취한 사람처럼 빨개졌다.
준호 오빠가 다시 찾아오지 말라고 했었지만, 서영이는 결혼을 앞두고 찾아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
“가시나야, 니 준호는 싹다 잊어 부러라. 마음속에서도 일도 생각 혀서는 안 된다. 그 마 그라고 걔하고 갔던 곳에는 절대 김서방하고 같이 가지 말 그라.”
엄마는 서영이에게 신신당부를 했었다. 엄마의 말을 따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서영이도 형준씨를 만나면서 일부러 강과 관련된 장소는 의식적으로 피했었다.
두 강이 합쳐지는 이곳은 준호가 좋아했던 곳이었다. 그리고 준호가 묻혀 있는 곳이기도 했다. 준호와 서영이는 곧잘 이곳에 와서 강을 바라보며 하루 종일 있다 가곤 했었다. 물안개로 가득한 새벽 강을 시작으로 하늘을 머금은 강을, 노을이 드리워진 산과 강, 그리고 하늘에 달과 강의 달을 준호는 카메라 속에 담았었다. 비가 내리는 강은 마치 강물에서 하늘 위로 물총을 쏘아 대는 것처럼 준호의 카메라는 비현실적인 묘사도 자유롭게 담아냈었다.
오늘도 곳곳에서 셔터 음이 들리고 있었다. 사진 찍기 좋은 장소에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서영씨, 우리도 저기서 같이 찍을까요?”
‘오빠, 여기가 사진 찍는 명소 인가봐. 여기서 우리도 한 장 찍을까?’
‘야, 그쪽은 초보자들을 위한 명소야. 사람들이 여기가 사진 찍는 명소라고 아는데, 이것은 누구나 사진 찍으면 잘 나오는 장소일 뿐이야. 그보다는 여기 서 봐. 그래, 자 어때? 여기가 저기보다 훨씬 낫지?’
“서영씨, 우리차례여요.”
서영이는 형준씨의 말에 준호 오빠의 말이 환청처럼 겹쳐서 들렸다. 형준이는 뒷사람에게 핸드폰을 건네며 사진을 부탁했다. 두 사람은 액자처럼 설치된 자리 뒤에 가서 섰다.
“자 찍습니다, 좀 더 다정히 활짝 웃으세요. 하나, 둘, 셋. 한 번 더 찍을 게요.”
형준이가 요청을 하지도 않았는데, 그 사람은 친절하게도 가로로 핸드폰을 돌려서 사진을 찍어줬다. 서영이는 갑자기 팔짱을 뺐다. 혼란스러웠다.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이 준호 오빠와 오버랩이 되어 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자 모든 사람들이 준호 오빠처럼 보였다.
“서영씨 괜찮아요?”
서영이의 갑작스런 행동에 형준이도 놀라서 서영이를 바라보며 물었다.
“네, 괜찮아요.”
서영이는 애써 웃어 보이려 했지만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잊은 게 아니었어.’
서영이는 그를 잊으려 했지만, 막상 이곳에 오니 그와의 모든 추억이 생생하게 다가오고 있었다. 눈물을 참으려고 할수록 눈물이 더 흘러내리는 거 같았다. 서영이는 그런 모습을 형준씨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먼저 앞서 걸었다. 서영이는 곳곳에서 준호 오빠의 시선이 느껴졌다. 그가 바라보고 있는데 형준씨와 다정히 있을 수가 없었다. 준호 오빠의 얼굴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었다. 서영이를 원망하다가도 밝게 웃는 모습으로 반기기도 하고, 자신에게 오라고 손짓까지 하기도 했었다. 그런 준호 오빠의 모습을 보면서, 처음에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는데 점점 자신이 미워졌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형준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오빠, 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이 사람에게 오빠에 대해서 말하려고 왔는데 도저히 말할 자신이 없어.’
어느덧 서영의 발걸음은 준호 오빠의 재를 뿌렸던 곳에 와서 멈췄다. 형준이는 말없이 서영의 등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 서영이는 형준이의 손을 잡고 빼려고 했지만 형준이는 그럴수록 꼭 서영이를 안았다. 서영이는 체념한 듯 말없이 가만히 수평선을 바라봤다. 겨울 강바람은 몇 배나 더 세게 서영이의 얼굴을 때리고 있었다.
‘오빠의 재가 지금쯤 저 먼 수평선에 가 있을까? 아니면 이 바람을 타고 지금 내 앞에 와 있는 걸까?’
서영이는 그가 다음 생에는 바람이 되고 싶다는 말이 다시 생각났다. 그래서 자신의 주위를 맴돌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자주 왔었지만 여기에 이런 경치 좋은 곳이 있는 줄 몰랐네요.”
형준이는 여전히 서영이를 안은 채 고개만 돌려 주변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전에도 여기 오면 참 좋다고 느꼈지만 서영씨하고 이렇게 같이 오니 더 좋은 거 같아요. 서영씨는 어때요?”
서영이는 형준이의 말에 대답대신 그의 손을 꼭 잡았다.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서영이는 그것을 감추려고 그저 가만히 있었다. 석양의 해는 산기슭에 걸쳐 붉게 충혈 된 눈으로 서영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서영씨 울어요?”
형준이가 서영이의 얼굴을 바라보며 물었다.
“왜요? 추워서 그래요?”
서영이는 아무 말도 안하고 울기만 했다. 눈물샘이 터졌는지 주르르 흘러 내렸다.
“무슨 일 있어요?”
형준이는 서영이를 가슴에 꼭 안았다. 찬바람 때문인지 코와 귀가 시렸다. 하지만 형준이는 서영이에게 가자고 말을 하지 못했다.
“노을이 참 아름답네요. 강과 어우러져서……. 이런 곳에 서영씨와 함께 있어서 좋아요.”
서영이는 형준이의 말에 여전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해가 사라지고 밤이 깊어가도록 지금 이 자리에 앉아서 준호 오빠와 함께 있었던 기억들이 서영이를 괴롭히고 있었다.
“저 좀 혼자 내 버려두면 안 될까요?”
서영이의 뜻밖의 말에 형준이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곧 서영이를 품에서 놔 주었다. 서영이는 다시 해가 사라지고 있는 산기슭을 바라보았다. 형준이는 그녀의 뒤에서 검붉게 물들어가는 풍경을 바라보았다. 해는 뉘엿뉘엿 산기슭 뒤로 사라지고 그 여운만이 주변 하늘과 산등 선이를 붉게 물들이고 있었다. 강은 어느새 하늘을 닮아 금빛 물결은 붉은 강물이 되어 준호가 카메라 앵글에 담았던 그 풍경 그대로 서영이 앞에 펼쳐져 흐르고 있었다.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서영이 자신만 변해 있었다. 서영이는 준호 오빠가 카메라 셔터를 눌러 사진에 담았던 것과 반대로 풍경 하나하나를 눈으로 스캔하며 자신의 마음속에서 지우고 있었다. 회오리바람이 낙엽을 쓸어 서영이 앞을 한 번 훑고 지나갔다.
서영이는 눈물을 닦고 형준이에게로 갔다.
“저 할 말이 있어요.”
서영이가 형준이의 눈을 보며 말했다. 형준이는 아무 말 없어 그런 서영이를 바라봤다.
“사실 …… 저, …… 형준씨, 결혼 …….”
그때였다. 갑자기 형준이가 서영이를 와락 끌어안았다. 그 바람에 서영이는 형준이의 품에 얼굴을 묻혀 더 이상 말을 할 수 없었다.
“서영씨, 힘들면 말 안 해도 되요. 내가 도와 줄 수 있는 일이라면 몰라도 그러지 않은 거라면 말하지 않아도 되요. 저 서영씨 많이 사랑해요. 앞으로도 더 많이 사랑할 거구요. 그러니 걱정 말아요.”
형준이는 서영이를 안은 채 그녀의 등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서영이는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 형준이의 말에 다시 눈물이 흘러 내렸다.
“춥지 않아요?”
형준이가 서영이를 지그시 바라보며 물었다.
서영이의 눈은 붉게 충혈 되어 있었고 코끝은 빨갛게 변해 있었다.
“서영씨 의외로 울보네요. 이렇게 눈물이 많은 사람인 줄 몰랐어요.”
형준이가 엷은 미소를 지으며 서영이의 눈물을 닦아 주며 말했다. 그는 다시 서영이를 꼭 안아줬다. 서영이는 더 이상 말을 못하고 형준의 품에서 울기만 했다.
‘오빠 미안해. 오빠하고 약속 지키지 못할 거 같아. 나 이사람 사랑하며 살아갈래. 나 보내줄 수 있지?’
강바람이 두 사람 주변으로 세차게 불어왔다. 형준이는 허공을 한 번 훑어 봤다. 밤하늘의 별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서영씨, 어렴풋이 그 눈물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거 같아요. 그 눈물까지도 사랑할 수 있도록 노력 할게요.’
형준이는 서영이를 더 꽉 끌어안았다. 서영이도 형준이를 품에 안았다.
“찰칵”
어디선가 차가운 밤공기를 뚫고 셔터 음이 들렸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