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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운오리새끼 민 Jun 21. 2022

뚱이의 일상

이름은 뭘로?

새 가족이 된 강아지에게 이름을 지어주는 걸로 다들 난상토론이다. 

“이름을 뭐로 할까?”

코코, 도도, 짱이, 꼬맹이 등 여러 이름이 나왔다.

가족들이 열심히 머리를 맞대고 이름을 짓는데 정작 제일 중요한 당사자는 집에서 뚱하니 가만히 누워 있다. 

“뚱이라고 하면 어때?”

강아지의 아무 관심도 없는 듯한 표정을 보고 막내가 말했다. 

“똥이?”

엄마가 뚱이를 똥으로 알아들었나 보다. 

“뚱이, 무뚝뚝하게 있는 거 같아서 뚱이라고 하면 어때?”

다들 뚱이란 이름과 강아지의 모습을 보면서 모두 동의했다. 

“뚱이야?”

막내가 이름을 불렀다. 뚱이 여전히 시큰 둥 하다. 

“넌 이제부터 뚱이야? 알았지?”    



뚱이의 시각


가족들이 모여 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모두들 신났다.

‘뭐가 그리 좋은 거지? 아 엄마가 보고 싶다.’

나만 우울하다. 엄마가 마지막으로 물끄러미 나를 바라봤던 눈빛이 떠올랐다. 

‘엄마는 이별을 알고 있었던 걸까?’ 

그리고 보니 엄마의 행동이 이상했다.

'좀 지저분했지만 엄마가 계속 나를 핥아 주었어'.

그래서 지금도 뚱이의 몸 구석구석에 엄마의 채취가 묻어 있는 거 같았다.

뚱이는 엄마 찌찌를 빨던 것이 생각났다. 입에서 침이 나왔다.

‘역시 엄마 우유가 짱인데...’

여전히 가족들은 소란스럽기만 하다.

만사가 귀찮다.

막내가 나를 보는 거 같다.

보던말던 관심도 없다. 

“뚱이라고 하면 어때?”

“똥이라고?”

“똥이 아니라 뚱이!” 

“그래 좋네 표정하고 딱 맞는 거 같다. 뚱이야?”

내 이름이 정해진 거 같다. 

‘뭐라 부른들 뭣이 중한 디. 밥이나 주지... 아. 엄마 찌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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