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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진 Mar 13. 2019

여행의 선물, 돌아오는 맛









과자와 사탕, 그리고 젤리.

패키지는 예쁜 것이 좋다. 

어차피 쓸 데도 없는데 뭘, 

그런 말은 필요 없다. 

쓸모없고 사랑스러운 것들을 하나 둘 모아 캐리어에 넣는다. 

캐리어 한쪽에 달콤함으로 가득 찬다.

여행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캐리어를 연다.

여행이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것은 싫은 일이 아니다. 

여행이 여행일 수 있는 건, 돌아올 자리가 있기 때문이니깐. 

캐리어를 열어 안을 비운다.

짐을 정리하면, 완전히 집에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든다. 

아쉬움은 빈 캐리어에 차곡차곡 집어넣는다. 

다음 여행까지, 

아쉬움은 그 안에서 잠들 것이다.

달콤함 것들은 따로, 차곡차곡 쌓아놓는다.

다음 여행을 떠날 수 있게 될 때까지, 

여행에서 가져온 것들을 먹는다. 

불쑥불쑥,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어 질 때. 

의미 없는 말들에 지쳐갈 때. 

무례함을 무례하다 말하지도 못하는 스스로에게 지쳐갈 때. 

그럴 때마다 달콤한 것들을 하나씩 꺼내 입에 넣는다. 

여행의 기억을 먹는다. 

여행의 끝이다.

또 다른 시작까지의, 기다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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