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T +2] Summer 1 Week 4
작년과 달리 올해는 SATs를 일주일에 몰아서 하지 않고 3주간 나눠서 보고 있다. 어떻게 하든 2학년들이 보는 SATs는 옵션이기 때문에 5월에 시험을 보기만 하면 되는 거라 상관없는데 작년에 일주일간 몰아 봤을 때는 채점하느라 정신없었던 것 같고 올해는 채점을 하는 부분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 반면 아이들이 많이 지쳐하고 있다. 빨리 끝나면 좋은데 아이들 중에 집중을 잘 못하고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은 한 시험 과목을 3, 4일에 걸쳐서 조금씩 보고 있다. 그래서 아이들 중 반 정도는 이렇게 나눠서 보고 나머지 반은 그냥 한 시간 안에 다 풀고 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우리 학교의 경우에는 포닉스 수업을 수준별로 나눠 다른 수업을 하기 때문인데 시험도 포닉스 수업 시간에 보면서 해서 반 정도 되는 아이들을 계속 시험을 보고 있고 나머지 반은 일반 포닉스 수업 듣다가 하루만 시험을 본다.
이번 주는 Maths paper 1, Reading Paper 2, Spelling 시험을 봤다. 다음 주는 Maths 2, Grammar 시험만 보면 끝이다. 빨리 끝나면 좋겠다. 아이들이 2주 넘게 시험을 보다 보니 너무 지쳐하고 있어서 보면서 안타깝다. 점수 낮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시간을 줘서 좀 더 좋은 성적을 받게 하겠다는 의도는 좋지만 아직 6, 7살밖에 안 된 아이들이 시험 때문에 스트레스받는 걸 보면 진짜 불쌍하다. 우리 반 함묵증인 아이는 집에 가서 계속 화를 내고 짜증을 내서 엄마가 아침에 늘 걱정을 한다. 나도 해 줄 말이 없어 걱정만 들어주고 있는데 학교에 있으면 성적의 노예로 살아야 하나 싶어 참 마음이 불편하다.
그래도 이번 주는 오후에 가능하면 아이들 스트레스 풀 수 있도록 수업을 빨리 끝내고 책도 읽어주고 운동장에도 데리고 나가 놀게 하기도 하고 그림 그리기도 하고 했는데 다음 주는 어떻게 해야 하나 한숨만 나온다. 에효… 우리 반 아이들 수학 시험 너무 잘 봐서 (다른 반에 비해 너무 잘 봤다…) 다른 반 선생님들이 나한테 애들한테 답 가르쳐 줬냐고 하고 학년 부장인 리지가 우리 반 아이들 시험지 달라고 해서 다 줬다. 시험지에 아이들이 정말로 문제를 풀었는지 보겠다고 하는데 정말 억울했다. 내가 가르쳐준 게 있으면 차라리 덜 억울할 텐데… 성적 너무 잘 받는 것도 스트레스다. 실은 나도 깜짝 놀랐다. 어? 왜 이렇게 다 맞았지 하는 아이들이 꽤 있어서 진짜 쇼킹했다. 나 모르게 애들이 커닝한 것도 아닐 텐데 싶어 진짜 나도 어이가 없다. 애들 시험 성적 잘 나온다고 내 월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내가 승진할 것도 아닌데… 그렇다고 성적 못 받아라 할 것도 아니지만 진짜 나도 얼떨떨했다. 다음 주 시험은 어떻게 보려나 싶어 벌써부터 걱정되지만 그래도 아이들에게 내색을 하지는 않았다. 안 그래도 스트레스받는 아이들한테 너무 잘 보지 말라고 할 수도 없으니 말이다.
참, 리셉션에 있는 선생님 둘이 다른 학교에 지원해서 이번 여름까지만 가르치게 됐다. 몰리는 이사를 멀리 가서 지금 한 시간 정도 운전해서 다니고 있는데 계속 집 근처 구한다고 얘기했었기 때문에 예상은 했었고 나랑 같이 ECT시작한 사라는 올해 엄청 힘든 아이들 많이 맡아서 아이들 때문에 힘들기도 했고 부모님들한테 많이 불평, 불만도 받았는데 학교에서 도움을 많이 주지 않아 다른 곳 찾아보겠다고 하더니 진짜 다른 곳에 지원해서 오퍼 받았다. 둘 다 잘 가르치는 교사인데 안타깝지만 우리 트러스트는 워낙 이동이 많이 때문에 아마 또 ECT들이 채우지 않을까 싶다. 나도 일 년 정도 더하고 다른 곳으로 옮길까 생각 중이다. 트러스트 내 다른 학교로 옮길 수도 있고 아예 다른 곳을 알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이유는 우리 학교는 인펀트라 널서리, 리셉션, 1, 2학년 밖에 없어서 경험할 수 있는 학년이 너무 적다. 나는 3학년도 가르쳐 보고 싶고 고학년들도 가르쳐보고 싶어서 더 늦기 전에 널서리부터 6학년까지 있는 학교로 옮길 생각이다.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2학년 선생님들과도 같이 일하는 게 그리 즐겁지 않기 때문에 옮기는 게 걱정이 되거나 아쉽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 학년에서 실습하고 있는 student teacher인 시텔은 계속 지원을 하고 있고 면접을 계속 가고 있는데 계속 잡 오퍼를 받지 못하고 있어서 엄청 스트레스받고 면접 갈 때마다 많이 떨린다고 한다. 시텔을 보면서 나는 다른 곳 지원해 보지 않고 내가 실습했던 학교에 잡을 얻어서 얼마나 행운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늘 감사하며 살아야 하는데 일이 너무 많고 해야 할 일들에 치이다 보면 감사보다는 짜증을 내고 있으니 늘 마음을 다스리고 살아야 하는 것 같다.
다음 주는 시험 마지막 주이기도 하고 이번 학기 마지막 주이기도 하다. 이번 텀은 5주밖에 안 되는 짧은 텀이어서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일주일간 하프텀 방학 있는데 그동안 다음 학기 수업 준비들 하고 아이들 학기말 리포트 써야 해서 좀 버거울 것 같지만 그래도 학교 안 가고 집에서 일하는 거라 시간만 잘 활용하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