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학기 하프텀 방학

[ECT+2] Summer 1 Week 5

by Ms Jung

이번 여름 학기는 첫 텀이 5주고 하프텀 후에 7주나 되는 약간 기형적인 학기다. 그래서 이번 학기에 5주 동안 커리큘럼 안에 있는 것들 다 하느라 고생했고 하프텀 끝나고 나면 7주라 좀 더 넉넉하게 할 수 있지만 반대로 아이들이 6주 정도부터는 다들 으르렁대서 누구 때문에 속상하다, 힘들다 등등의 말을 하면서 정서적으로 많이 힘들어한다. 참 신기하다. 한국 학기는 2학기제라 한 학기가 엄청 긴데 그 기간에 어떻게 다들 사이좋게 지냈었을까 싶다.



이번 주는 마지막 주였고 SATs 시험도 다 끝냈다. 우리 반에 아파서 빠진 아이가 한 명 있어서 방학 끝나고 그 아이 오면 그 아이만 따로 시험 못 본 것들 보게 해야 한다. 아이들 성적 다 냈고 이 성적들 바탕으로 학년말 리포트도 써야 한다. 지난주까지 리포트 3개 쓰라고 했는데 다행히 나는 매일 조금씩 해서 11개 썼다. 하프텀 방학 동안 나머지 19개 더 써서 방학 중에 다 끝내고 싶다. 이번 방학에는 다음 텀 수업할 레슨 플랜들 다시 쫙 보고 수정하고 업데이트해야 하고 트러스트 컴퓨팅 담당자가 컴퓨팅 레슨 수업 하나 짜라고 해서 그것도 해야 하고 수학 수업 레슨도 짜야한다. 할 게 너무 많은 것 같아 아무것도 손에 안 잡힌다. 그래도 하나씩, 조금씩 하다 보면 다 끝내지는 못해도 조금은 해 놓은 게 있지 않을까 싶다.



4월, 5월에는 아이들 리포트 쓰는 것도 시작해야 하지만 동시에 우리 반 SEND 아이들 연간 평가가 있기 때문에 SENCo인 쌤과 같이 만나 이야기를 했다. 써야 하는 것들이 많아서 내가 기본적으로 다 써서 보냈고 (질문이 엄청 많아서 며칠에 걸쳐서 해야 한다 ㅠ.ㅠ) 우리 반 아이들 중 부모님들이 아이들 진단받고 싶다고 리퍼해 달라고 한 부모님들이 있어서 쌤이 그 리퍼럴 편지 써야 하는데 우리 반 아이들을 잘 모르기 때문에 나랑 같이 작성했다. 이번 주에 그걸 했는데 한 아이당 거의 한 시간 반 걸려서 아침에 출근해서 7.30부터 했고 또 그다음 날도 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 두 명 끝냈다. 그 외에 우리 반 EHCP 받은 아이의 경우 연간 평가 보고서가 나와서 그걸 부모님과 같이 이야기하는 것도 했는데 우리 반 자해하는 아이 아빠가 6월 말에 부인과 갈라선다고 해서 다 같이 충격받았다. 아직 아이는 모른다고 하는데 정말 어떻게 하나 싶다. 안 그래도 정서적으로 진정이 안 되는 아이인데 이걸 어떻게 받아들일지, 3학년 올라가서 어떻게 적응하려나 싶어 너무 마음이 무거웠다. 학교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 개입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어서 참 안타깝고 아빠는 미팅 말미에 막 울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평소와 같이 아이를 대하고 그저 지지대가 되어 주는 것 밖에 없으니 참 갑갑하다.


이번주 biodiversity day여서 canva로 식물 디자인하기 했다


요즘 아이들과 매일 Try Everything이란 노래를 부르고 있다. 만화 영화 주토피아에 나온 노래인데 가삿말이 너무 좋아서 우리 포기하지 않고 다 열심히 노력했다는 의미로 매일 부르고 있는데 아이들이 노래 부르면서 힘도 얻는 것 같아 다행이다. SATs 시험 때문에 다 지쳐있다가도 노래 부르면 생기가 돌아보기 좋다. 노래 연습을 하는 이유는 2학년 말에 졸업하고 (우리 학교는 infants 학교라 2학년이 끝이다) 옆에 있는 junior로 거의 다 가는데 졸업식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celebration이라고 부르고 여러 노래들 같이 연습해서 부모님들 앞에서 발표한다. 반별로 반 노래를 부르는데 우리 반은 이 노래를 하려고 해서 지금부터 시작했다. 다행히 아이들이 좋아해서 같이 매일 신나게 부르고 있다.



리지가 지난달부터 우리 반 아이들 앉는 자리를 바꾸라고 해서 왜 그러나 했더니 내가 교실 테이블을 3줄로 만든 걸 싫어해서 5, 6개로 나누라는 말이었다. 남의 반 테이블까지 참견해서 기분 나빴지만 또 학년 부장이니 금요일 학교 끝나고 나오기 전에 다 나눴다. 리지가 보더니 너무 좋다고 이래야 한다며 아이들이 더 잘 공부할 거라고 해서 알겠다고 했다. 다들 리지가 control freak이라고 하는데 감정적으로 동요되지 않으려고 노력 중이다. 같이 있으면 다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해서 뭐 어쩌겠다. 내가 밑에 있는 사람이니 그냥 하라는 대로 하자고 하며 순응하려고 한다. 학교 교사들이 인격적으로 성숙하고 성품이 좋다는 말은 어쩌면 우리 아이를 맡아 살피는 직업이기에 그렇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 게 아닌가 싶다. 리더십에 있는 사람들이 하라고 하면 해야 하고 하지 말라고 하면 하지 말아야지 생각하지만 가끔은 짜증이 확 올라올 때가 있다. 이 짜증을 잘 못 다스리면 싸움으로 번지기도 하는데 1학년 교사인 아니타가 그렇게 교장이랑도 싸우고 리지나 1학년 부장인 비앙카랑도 자주 싸운다. 아니타가 급발진하는 이유도 이해는 가지만 이렇게 몇 번 싸우고 나면 다들 이 사람과 어울리는 걸 꺼리게 된다. 학교에 분란을 일으키는 까탈스러운 사람으로 낙인이 찍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앞에선 알겠다고 하고 집에 올 때 차 안에서 소리를 지르거나 운동하면서 소리를 지르면 스트레스를 푼다. 다들 뒤에서 험담만 하고 앞에서는 웃으며 이야기하는데 뒷담화하기 싫어서 그냥 혼자 푼다. 그래도 이렇게 하프텀 방학이 있어 다행이고 감사하다. 일주일간 학교 안 가면 좀 마음이 가라앉기 때문이다.


교실 책상 재배치했다. 방학 중에 학교가서 정리해야한다.


참, 26년 가을 새 학기부터는 가을 하프텀 방학을 기존 1주에서 2주로 늘리겠다고 이메일이 왔다. 몇 번 스태프 미팅에서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년부터 그렇게 늘려져서 너무 좋다. 물론 수업 일수나 시간을 맞추기 위해 수업 끝나는 시간이 조금 늘어날 것 같기는 하지만 신난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웬 학교가 맨날 방학이냐 싶지만 교사 입장에서는 밀린 일들하고 쉴 수도 있기 때문에 너무 좋다.



다음 학기가 마지막이라 아이들 졸업 선물도 사야 해서 뭘 사야 하나 생각 중이다. 2학년 선물은 전체 선물로 리지가 작은 메모장, 연필, 지우개 산다고 했는데 내 생각에는 별 쓸모가 없는 것 같아서 그것 외에도 따로 구입해서 선물할 생각이다. 작년엔 책이랑 책갈피 사서 2학년 전체 선물이랑 같이 줬는데 올해도 그렇게 하지 않을까 싶다.



하프텀 방학에 해야 할 일들이 많아 잘 정리해서 하나씩 해나가야 할 것 같다. 아...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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