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어떻게 말을 해야 할까?
"오빠 오빠!"
이른 주말 아침 먼저 일어난 아이와 안방에서 오늘 하고 싶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부스스 눈을 떠 화장실을 다녀오던 아내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 고개를 들었는데 쭈뼛쭈뼛 서있는 아내가 손짓으로 부르기에 평소와 다른 촉이랄까? 어정쩡한 자세로 아내에게 다가갔다.
두 줄.
최근 생리주기가 맞지 않아 아내가 걱정을 하기에 얼마 전 몸살을 심하게 겪은 것 때문일까? 라며 가볍게 넘어간 적이 있었는데 혹시 몰라해 본 임테기에 선명하게 두 줄이 그어져 있다.
당연히 기뻐해야 하고 아내를 꼭 안아주어야 했지만
첫 째아이 때도 그렇고 표현에 서툰 이 무심한 남편은 3초간 정적.. 으... 응??? 진짜??? 라며 바보 같은 반응을 보이고 마는데... (미안해 ㅠㅠ)
둘째가 생겼다는 기쁨에 설렘도 순간. 우리 부부에겐 넘어야 할 큰~~~ 산이 있었다.
평소 첫 째 아이에게 넌지시 동생이 있으면 어떨 것 같아?
남자 동생이 좋아 여자 동생이 좋아? 라며 의중을 물어볼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정말 단호하게 싫어.
난 엄마 아빠가 좋아라며 자기 아닌 다른 아이에게 엄마 아빠의 틈을 내어주지 않았던 모습이 떠올라 우리 부부는 아이에게 어떤 방법으로 이 소식을 알려주어야 할까? 난감해지기 시작했다.
매주 문화센터에 방문할 때마다 친구, 동생, 언니, 오빠들과 인사도 잘하고 잘 어울려 놀기에 함께 한다는 것에 익숙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정작 내 동생은 그 범주에 들지 못한 듯하다.
오후에 아이와 단 둘이 있을 때 조심스럽게 "소민이는 혹시 예~~ 쁜 동생이 있으면 어떨 것 같아?"라고 물어보니 한동안 말이 없더니 자꾸 다른 말로 돌리거나 엄마가 있는 방으로 뛰어들어가길래 그래, 아직 병원 검사 전이니까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점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그래 아직 첫째도 아기니까.
정확히 동생이란 존재를 잘 모를테니까.
어렵지 않게 속상하지 않게 엄마 아빠를 빼앗긴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쉽게 설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오늘도 오은영 박사님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본다.
행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