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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준영 May 24. 2023

미국의 부채한도가 왜 문제인데?

부채한도(deposit limit)의 의미


정부 운영을 위한 재정 마련 방법엔 여러 가지가 있다. 일단 세금이다.


그리고 채권을 발행해 그 대가로 남에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이때 정부가 돈을 빚낼 수 있는 최대한도가 부채한도다.


현재 기준 미국의 부채한도는 31조4000억달러다. 원화로 환산하면 4경1410조3200억원에 이른다. 실로 '사경'을 헤매는 엄청난 금액이다.


부채한도를 두는 이유는 재정 건전성을 위해서다. 아무 생각 없이 돈을 펑펑 쓰면 한순간에 빚쟁이로 전락하고 말 테니까. 정부는 부채한도를 넘지 않기 위해 지속적으로 재정을 조정하고 예산 관리 책임을 강화한다. 


부채한도를 통해 국가의 신용도를 유지할 수 있다. 국가가 빚을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는 이미지를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심어주는 것이다.


미국 의회/픽사베이(pixabay)


부채한도 넘어선 미국 정부


미국 정부는 이 한도를 이미 올해 1월에 넘었다고 한다. 그렇다고 미국이 바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빠지지는 않는다. 부채한도는 의회 승인을 통해 변경할 수 있다.


다만 절차가 쉽지 않다. 부채한도가 문제 될 때마다 의회가 고무줄처럼 변경해 준다면, 부채한도를 두는 의미가 없을 테니까. 의회는 예산 편성과 재정 정책, 세금 등을 검토해 부채한도 상한 여부를 결정한다.


시한인 'X-date'는 6월 1일(현지시간)이다. 이날까지 협상이 이뤄져야 법안을 미국 상원에 보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나라가 다 그렇듯,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갈등하기 마련이다. 부채한도가 초과된 상황은 누군가에겐 약점이고 누군가에겐 상대를 공격할 좋은 빌미가 될 것이다.


민주당 조 바이든 행정부와 공화당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이 문제를 두고 교착상태에 빠져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은 5월 22일 세 번째 만남을 가졌다. 양측 모두 "디폴트를 막기 위해 생산적인 논의를 진행했다"라고 평가했지만 합의안을 도출하진 않았다. 각론에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공화당은 바이든 행정부에 "내년엔 올해보다 돈을 더 적게 써야 한다"며 예산 지출 삭감을 요구했다. 정부가 돈을 덜 쓰면 인기가 떨어진다. 당연히 백악관은 공화당 주장이 탐탁지 않다. 


한편 바이든 대통령은 부유층을 대상으로 한 신규 세금 부과를 주장했고, 공화당은 거부했다. 보수주의 정당에선 세금 부담이 느는 걸 싫어하니까.


/픽사베이(pixabay)


디폴트 현실화하면 어떻게 되나


미국의 국가 신용도가 큰 타격을 입는다. 미국은 자본시장의 상징과 같기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흔들린다. 


신용평가기관은 미 국채 신용등급을 떨굴 것이다.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그만큼 채권 금리는 올라야 한다. 돈을 빌려줬다가 못 받을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자를 높게 쳐줘야 하는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법칙이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면 투자심리가 위축된다.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고 사람들은 자산을 안전한 현금으로 바꾸려 한다. 즉 시장에 돈이 돌지 않으면서 경제가 위축된다. 기업의 생산과 고용은 축소된다.


미국의 경제와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전 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타격을 받을 것이다. 실제로 미 의회의 부채협상 소식에 따라 전 세계 증시가 일희일비하고 있지 않은가?


진짜 디폴트 날까?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이르면 6월 1일에 연방정부 현금이 고갈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정부 기관들이 예정 지출을 늦출 수 있는지 알아보고 있다. 디폴트 가능성을 최대한 낮추고 뒤로 미루기 위함이다. 


한편 X-date가 지나도 별일 없을 거라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정부가 새로운 부채를 발행해 기존의 부채를 갚는 '롤오버'를 통해 문제를 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각 정치권이 최대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상황을 이끌어간 다음 극적 타결을 이뤄내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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