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번 주, 나는 수많은 인생의 승객이었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에서 학살한 동족의 영혼이 내뿜는 비명에 잠을 뒤척이는 남자이고, 시대정신을 구축한 위대한 지성인이자 작가이지만 암이라는 바람에 생의 촛불이 흔들리는 엄마의 옆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는 여자였고, 비정규직 소시민으로서 느끼는 현실이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나약함을 응시하며 사랑의 위대함을 읊는 한 시인이었고, 몇십 달러를 위해 일가족을 학살한 두 살인마의 내면을 기록하고 교수대에서 그들의 최후를 담담하게 목도하는 한 소설가였다.
그들의 손은 카메라의 렌즈처럼 사람과 시대를 피사체 삼아 새하얀 필름 위에 문자로 그려낸다. 나의 두 눈과 뇌는 그것들을 희로애락으로 치환하고 감정의 칵테일을 만들어서 사색이란 주사기에 담아 심장 깊숙이 밀어 넣는다. 내 가느다란 혈관은 감정이란 액체들의 마지막 한 방울까지도 먹어 치운다. 그렇게 새빨갛기만 한 나의 피는 다채로운 명도를 띄는 물감이 되어 회색의 감정선을 물들인다.
그렇게 난 누군가의 삶을 지켜보는 방법과 판단하지 않고 그것에 공감하는 방법을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