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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노을 May 08. 2020

봄은 그렇게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봄을 잃은 그대에게

봄은 그렇게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무엇이 그렇게 부끄러웠는지 

올해의 따스한 봄은 소리 소문 없이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저마다 얼굴을 반쯤 가린 마스크가 무서웠던 걸까?

늦은 밤 살며시 꽃몽우리를 터뜨려 활짝 핀 길가의 벚꽃이 시대의 아픔을 무색하게 할 만큼 아름다웠다.



떠날 수 없는 듯 대지를 둘러싼 겨울바람이 향긋한 야향에 모두 달아나 버렸다.

봄은 그렇게 우리에게 스며들었다.



옷장에서 꺼낸 오래된 얇은 잠바에 

봄 향기가 묻었고,

길가에 삐져나온 연푸른 싹은 

하늘을 바라보며 노래하고,

겨울학교를 졸업하고 

이제 막 봄 세상에 나온 나비는 춤추는,

따사로운 햇살의 기운이 

봄이 되어 우리에게 그렇게 스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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