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의 향기
누군가 그랬던가
사람의 오감중 후각이
가장 오래 기억에 머문다고
그래서일까
고통의 향내는
코 끝을 떠날줄 모른다
저마다 아프지 않은
사람이 어디있으랴마는
내가 맡는 이 아픔의 향기는
진하다 못해 독함을 뿜어낸다
언젠가
이 진한 아픔의 향기도
달콤한 꽃내음에 물러가겠지만
저 멀리 수평선 끝에 걸린 갈매기 날개짓에
붉은 노을을 바라볼 때면
바다향 사이로 다시 올라오는
지난 날의 진한 아픔의 향기가
코 끝에서 마음으로 내려오리라.
참으로 오래다.
진하고 독하기도 하여라.
고통의 향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