흩날리는 벚꽃 잎이
계절의 마지막을 알린다 해도
이것이 당신과 나의 봄이라면
나는 이 곳에 서 있겠소
잿빛 하늘 끝, 구름에 걸터앉은
파란 한 점이라도 내 눈으로 볼 수 있다면
나는 그 자리에서 당신과 함께할
따사로운 햇살을 기다리겠소
진달래 꽃 잎 따다
당신 이름을 이모양 저 모양 그려보다
앞마당에 스르르 잠들 때면
햇빛보다 더 밝은 미소로
다가온 봄의 그대를 만나곤 했소
겨우내 잠든 얼음 땅을 헤치고 나온
연한 잎파리 하나 같이
당신도 나의 마음 녹여
지지 않을 영원한 꽃을 피웠소.
당신은 언제나 내게 살가운 봄과 같았소.
그래서 이 봄을 그렇게 붙잡아두고 싶었나 보오.
그대 내게 오래토록 흐려지지 않는
봄 향기로 머물러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