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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산코끼리 Nov 03. 2020

희망퇴직

한 명씩 불려 갔다.

30분 간격으로 매니저와 1:1로 회의가 잡혔고,

우리는 이미 무슨 이야기가 오고 갈지 알고 있었다. 

소문으로만 돌던 희망퇴직이다.


한 차례 융단 폭격과 같은 면담이 진행된 그날

누군가는 욕을 내뱉었고, 

누군가는 조용히 가방을 싸서 집으로 갔다.

그 누구도 쉽게 웃을 수 없는 날이었다.


그리고 그 누구도 희망한 적이 없던 희망퇴직에 대한 상세한 조건이 공개된 날

내 의지와 상관없이 무엇인가 정해져 버린 것 같은 박탈감과

회사를 벗어나 세상으로 한 발짝 나가기 위해 필요한 용기 사이에서 

우리는 방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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