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오차가 반복될 때 큰 실패가 생긴다

감각이 무뎌지면 시스템은 둔감해진다

by 더트

실수는 누구에게나 일어납니다.

한 번의 실수는 금세 지나가기도 하고 때론 웃어넘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가 같은 방식으로 반복될 때 문제는 전혀 다른 결로 작동합니다.

실수는 누적되지 않지만 감각은 누적되어 무뎌집니다.



처음엔 민감했지만 반복될수록 무뎌진다


처음 실수를 했을 땐 당황하고 신경 쓰고 고치려 합니다.

하지만 세 번째부터는 익숙해지고, 다섯 번째부터는 무시하게 됩니다.

실수 그 자체보다 그 실수가 우리에게 주는 신호에 무감각해지는 것이 더 위험합니다.

실수 반복은 오류를 배경화 시키며, 심지어 그 배경은 점점 두꺼워집니다.

이제는 틀리는 것이 이상한 게 아니라 "원래 그렇지, 뭐"가 시스템의 일부분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판단력을 마비시킵니다.



감각이 무뎌지면 시스템은 둔감해진다


업무에서 반복되는 작은 실수인 보고서에 늘 빼먹는 항목, 항상 놓치는 결재, 반복되는 늦은 응답.

이것들은 어느 순간 ‘다들 그러니까 괜찮다’는 공기 속으로 사라집니다.

그러나 그 반복은 시스템 안에 하나의 규칙으로 자리 잡습니다.

‘빨리 보내는 게 정확한 것보다 중요해’

‘이 정도 실수는 넘어가도 돼’

‘수정은 어차피 나중에 하면 돼’

이런 합의되지 않은 규칙이 오차를 공식화하고, 시스템은 점점 감각을 잃습니다.

그 결과, 진짜 예외 상황이 터졌을 때 그걸 감지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게 됩니다.


실수에 둔감해지는 과정 루프

[작은 오차 발생] → [즉각적 영향 미미] → [점검 생략/무시] → [반복 구조 고착화]


이후 시간 지연 발생 시 루프

[작은 오차 발생] → 지연 → [감각 무뎌짐] → [판단력 저하] → [중대한 실패]



회복은 감각을 되살리는 데서 시작된다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처음부터 시스템 전체를 뜯어고칠 필요는 없습니다.

먼저 감각을 되살리는 루틴부터 시작하면 됩니다.


1. 실수 직후 단 1 문장 남기기 루틴

실수나 어색한 순간이 생기면 10초 안에 1 문장으로 남겨보세요.

예시: “이 타이밍에 보낸 메일은 너무 빨랐다...”

이 메모는 정리하지 않아도 됩니다. 기록하는 행위 자체가 감각을 붙잡는 구조가 됩니다.


2. 1 실수-1 차단 장치 설계하기

같은 실수가 반복된다면 그걸 방지할 구조 하나를 꼭 설계합니다.

예시: 자주 빠뜨리는 항목이 있다면 이메일 초안 템플릿을 수정하거나, 여러 번 일정을 까먹으면 30분 전 알림을 추가합니다.


3. 실수에 이름 붙이기

실수는 말로 꺼내지 않으면 패턴이 됩니다. 매달 한 번, 내가 자주 반복하는 실수에 이름을 붙여보세요.

예시: 월요병 메일 누락, 오후 회의 때 감정 역주행, 초안만 쓰고 미제출

이름을 붙이면 구조화되고, 감지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감각은 복잡한 도구보다 작고 반복 가능한 질문으로 회복됩니다.

그리고 그 감각이 되살아날 때, 비로소 시스템은 방향을 되찾기 시작합니다.


시스템은 언제나 조금씩 어긋나고, 실수는 그 가장자리를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작은 실수 하나를 민감하게 다룬다는 건 결국 내 시스템을 정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의식하지 않으면 무뎌지고, 무뎌진 감각은 반드시 대가를 부릅니다.

그러니 지금이라도 가장 작은 어긋남부터 다시 감지해 보는 것.

그게 큰 실패를 피하는 가장 구조적인 출발점이 됩니다.





다음 편 예고 : ‘하던 대로’는 언제나 위험하다

시스템은 반복을 좋아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익숙함이 가장 큰 리스크가 되기도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루틴에 숨어 있는 위험을 감지하는 기술에 대해 다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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