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던 대로’는 언제나 위험하다

'하던 대로'에 질문을 심어라

by 더트

사고는 처음 가보는 길보다 늘 가던 길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일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문제는 새로운 방식보다 하던 방식에서 더 자주 생깁니다.

그 이유는 단순합니다.

익숙함은 감각을 무디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가장 익숙한 구조가 가장 오래된 오류를 숨긴다


반복되는 루틴, 익숙한 업무, 자동화된 절차.

이 모든 건 시스템을 안정적으로 만들지만, 동시에 가장 오래된 오류가 숨기 쉬운 구조이기도 합니다.

오히려 새로 시도한 일에는 더 많은 점검이 붙습니다.

하지만 "하던 대로 했어요"라는 말 뒤에는 점검도, 의심도, 수정도 빠져 있습니다.

익숙하다는 이유로 점검을 생략한 구조는 조용히 리스크를 키워갑니다.

문제는 이 오류가 드러나는 방식입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하게, 그리고 전혀 다른 지점에서 시스템을 무너뜨립니다.

그래서 더 위험합니다.

문제의 출발은 눈에 띄지 않지만 결과는 반드시 시스템 전체에 도달합니다.



루틴이 무뎌지면 시스템도 무뎌진다


반복되는 루틴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듭니다.

효율성을 높여주죠.

그런데 환경이 바뀌었는데도 루틴이 그대로라면?

그건 효율이 아니라 둔감함입니다.


예를 들어, 매주 작성하던 리포트가 있습니다.

처음엔 꼼꼼히 썼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그대로 복붙하는 일이 더 많아졌습니다.

바뀐 건 없는데 손이 기억하는 대로 움직입니다.

그리고 시스템은 이렇게 둔감해집니다.

점검 없는 반복은 오히려 무방비입니다.

업무 루틴도, 회의의 순서도, 커뮤니케이션의 방식도 처음 설계될 땐 이유가 있었지만, 지금은 단지 익숙하다는 이유로 유지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이제는 그 익숙함을 다시 들여다봐야 할 때입니다.


하던 대로 반복만 하는 경우 발생하는 루프:

[하던 대로 반복] → [감각이 둔해짐] → [작은 변화 감지 실패] → [업무 방식 고착화]


질문 없는 반복에 무뎌진 감각이 지속될 경우 발생하는 루프:

[감각이 둔해짐] → 시간이 지남 → [예외 상황 방치] → [문제 확산] → [시스템 전체 실패]



'하던 대로'에 질문을 심어라


루틴이 문제는 아닙니다.

루틴에 질문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이 방식은 지금도 유효한가?

이 일정, 지금 업무량에 여전히 적절한가?

이 체크리스트는 바뀐 리스크를 반영하고 있는가?

이런 질문들 하나하나가 루틴을 깨어있게 만들고, 질문이 반복될 때 시스템은 살아 있게 됩니다.

매월 1회, 내가 반복하고 있는 루틴 중 하나를 골라 ‘이 방식, 지금도 맞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보세요.


더 나아가면, 루틴에 ‘갱신 주기’를 명시해 두는 것도 좋습니다.

예시: '이 절차는 6개월마다 점검 필요', '이 방식은 분기마다 리뷰 예정' 등.

루틴은 살리되, 시스템을 갱신하는 구조.

그게 ‘하던 대로’의 위험을 줄이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그리고 이 갱신은 거창할 필요가 없습니다.

아주 작은 수정, 아주 사소한 변화도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회의 안건 템플릿에 ‘최근 1개월 내 변경 사항’ 항목을 하나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루틴은 새로워집니다.

매주 쓰는 업무 리포트에, ‘이전 주와 달라진 점’이라는 단락을 하나 넣는 것만으로도 시스템은 감각을 회복합니다.


루틴은 방치되면 무뎌지고, 무뎌진 루틴은 시스템 전체를 낡게 만듭니다.

우리는 익숙함이 아니라 살아 있는 반복을 만들어야 합니다.

루틴은 단순한 반복이 아니라 되묻는 반복일 때 비로소 시스템의 감각을 유지시킵니다.

그 작은 되묻기가 가장 큰 실패를 피하는 기술이 됩니다.





다음 편 예고: 처음엔 복잡하지만, 나중엔 단순해진다

전략이란 언제나 처음이 가장 복잡합니다.

하지만 복잡함을 통과한 전략만이 단순한 구조로 정리됩니다.

다음 편에서는 복잡함 속에서 단순함을 뽑아내는 전략 설계법을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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