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남편덕후 Jun 25. 2018

남편덕후 그림일기 033

모닝엔젤의 기도알람


‘츄니임...’ 잠결에 들리는 소리에 나를 부르는 줄 알고 ‘네???’하던 신혼 초. 그땐 낯선 곳에서 낯선 사람(?)과 자는 긴장에 작은 소리에도 벌떡벌떡 깨곤 했다. 내 이름을 부르는 줄 알았던 그 소리는 알고 보니 ‘주님….’ 하는 남편의 기도 소리. 그리고 오늘 오랜만에 또 깼네? 덕분에 새벽에 일어나 무릎 꿇고 기도하고 있는 남편을 오랜만에 봤다. 기도 안 해도 대충 행복하게 잘 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던 요즘, 남편의 기도 덕에 늘 무사히 살고 있었던 건 아닌지. 나를 받아주는 넓은 마음과 고통받는 사람에 대한 관심,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고 절제하는 삶 모두 기도의 힘이었겠구나 싶다. 요 며칠 사소한 일에도 버럭하고 작은 바람에도 휘청였던 감정들, 나로 가득찬 이기적인 뇌구조가 떠올라 부끄러워지네... 남편에게 진 기도의 빚을 갚기 위해 오늘 나도 누군가를 위해 무릎을 꿇기로 결심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남편덕후 그림일기 03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