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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편덕후 Jun 28. 2018

남편덕후 그림일기 034

책 잘 찾는 아내


같이 살다보면 상대방의 구멍이 하나 둘 보이기 시작한다. 내가 ‘하나 둘’ 보인다고 말할 정도면 종수님은 내 구멍을 대체 얼마나 보셨을까. ‘(백만 스물) 하나둘’ 보여서 현무암인 줄 아시겠지, 흑흑. 그럴 땐 그 사람의 공백을 옆에서 잘 채우고 도와주라고 나를 만나게 하신 게 아닐까! 볼트와 너트처럼. 그렇게 생각하고나면 종수님이 못하지만 나는 잘하는 걸 발견할 때 너무 기분이 좋아진다. 마치 우리가 인연인 증거같아!

최근 발견한 종수님의 구멍은 사소한 걸 잘 기억 못하시는 것. 너무 기억할 게 많아서 뇌가 기억 뽀시래기들을 알아서 소거하나봐. 반면 나는 아주 사소한 장면들을 머리에 사진 찍어놓은 듯 기억해내는 스타일이다.(대신 대단한 지식들은 바로 증발^^) 종수님이 말해주신 책 내용들은 다 까먹어도 종수님이 읽다가 놓아둔 책 위치는 기가막히게 찾아내는 나란 아내. 책을 잃어버리는 남자와 책 잘 찾는 여자라니! 우리가 진짜 인연인 게 오늘 또 한 번 증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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