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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 알고 마시나요?

에스프레소의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강력하다. 1편

by 어니븐

에스프레소의 첫 경험은 누구에게나 강력하다.


평소 커피 없이는 하루를 시작하지 못하는 사람도 에스프레소의 맛에 적응하는 건 어려울 수 있다. 에스프레소하면 굉장히 쓸 것 같고, '이걸 왜 먹는 거지?'라는 반응을 예상하기 쉽다. 처음 에스프레소를 먹는다면 너무나 강력한 맛에 놀라거나 예상치 못한 부드러움에 놀라기도 한다.


대부분의 경우, 에스프레소의 무언가 굉장히 쓰거나 시거나 하는 강력한 맛에 놀란다. 하지만 맛있게 내린 에스프레소 한 잔을 먹을 기회가 있었던 사람이라면, 전혀 부담 없는 목 넘김과 부드럽고 은은한 향과 단맛에 놀랄 것이다. 이러한 에스프레소가 당신의 첫 경험이라고 해도 예상치 못했던 맛이 강력한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이런 맛있는 에스프레소를 맛보는 경험은 흔치 않다. 에스프레소는 우유나 물이 섞이지 않은 커피 원두 추출액 그 자체이기에 좋지 않은 맛을 감출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커피 원두의 특성을 잘 표현해 줄 커피 로스터, 바리스타, 커피 머신 등을 잘 만나야지 좋은 모습의 결과로 추출되어 우리에게 올 수 있다.


호주 맛집 카페에서는 아침마다 바리스타가 에스프레소를 몇 잔씩 내려 맛보는 게 일과의 시작이다.


커피의 나라라고도 하는 호주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이 아침에 가장 중요시하는 업무 1순위는 커피 머신의 세팅, 즉 레시피를 정하는 일이다. 아침에 출근하면, 그날의 날씨, 온도, 원두의 상태에 따라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서 마셔보며 레시피를 조절해야만 한다. 그리고 나의 베스트 맛을 가진 커피 세팅을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호주 카페에서 일하는 바리스타들이 아침마다 에스프레소 맛을 보고 세팅을 잡는 이유는 에스프레소가 카페라테, 카푸치노, 아이스 아메리카노, 롱블랙 등 커피 메뉴들의 베이스 재료가 되기 때문이다.


"베이스가 맛있어야 맛집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한식을 조리할 때 사용하는 국물 베이스가 있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국물의 베이스에 어떠한 양념을 넣는지에 따라 음식의 종류는 달라진다. 하지만 이 베이스가 맛있으면 이걸로 국을 끓이든 조림을 만들든 기본 이상의 맛은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에스프레소는 카페 맛집에서 강력한 존재이다.


이러한 에스프레소의 특성을 잘 이해하는 카페에서는

'우유와 잘 어울리는 특징을 가진 커피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여 라테를 만들고'

'물과 섞였을 때 맛의 풍미가 커지는 특징을 가진 커피 원두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여 아메리카노'를 만든다.

그런 카페에 갔다면, 한 번쯤 에스프레소를 시켜 당신의 강력한 첫 경험을 해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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