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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와 김치의 공통점을 아시나요?

커피 애호가라면 추측할 수 있을 수도 있겠죠.

by 어니븐

"저는 매일 아침 에스프레소 한잔으로 아침을 시작합니다."

이런 말은 간혹 자신의 고급 취향을 뽐낼 때 많이 쓰이곤 했다. 반면, 그런 취향이 없는 나에게 에스프레소는 뭔가 어렵고 그저 쓴, 작은 양의 커피일 뿐이었다.


하지만, 매일 아메리카노 또는 라떼류를 마신다면 당신은 매일 에스프레소가 든 커피를 마시고 있다. 간단하게 표현하면, 에스프레소에 물을 섞어 만드는 것이 아메리카노이고, 우유 종류를 섞어서 만드는 것이 라떼류이다. 카페 메뉴를 보면 에스프레소, 아메리카노, 라떼류 순서대로 쓰여 있는 걸 종종 볼 수 있는 이유도 이 모든 음료의 베이스가 되는 게 에스프레소이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에스프레소의 맛은 아메리카노나 라떼의 맛을 좌지우지한다고 봐도 좋다. 마치 김치가 맛있으면 별 거 넣지도 않은 김치전이나 김치찌개가 맛있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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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둘은 어느 나라의 소울 푸드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한 스푼 넣고 빠르게 마신 후 아침을 시작하는 커피 문화가 있다. 내가 호주에서 바리스타로 일할 때도 꽤나 많은 이탈리아 출신 손님들은 에스프레소에 설탕을 추가해서 테이크아웃 잔이 아닌 에스프레소 잔에 시켜 빠르게 먹고 출근하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었다. 이렇게 빠르게 마시고 떠난다고 하여 Express '빠른, 고속의'라는 영어단어에서 에스프레소라는 단어가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탈리아에 에스프레소가 있다면, 한국의 소울 푸드는 김치가 아닌가. 어릴 적부터 김치 반찬은 우리들의 밥상에 항상 있어야 하는 존재였다. 또한 김치찌개, 김치찜, 김치전은 김치를 베이스로 한 대표 메뉴이다. 에스프레소를 넣은 아메리카노, 카페라떼, 마티니, 티라미슈처럼 말이다.




좋은 재료와 레시피가 만나야만 한다.

에스프레소의 원재료인 커피 원두의 품질은 에스프레소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리고 에스프레소 기계에서 내린 에스프레소에 물은 추가하면 아메리카노가 된다. 물 대신 우유를 넣으면 카페라떼가 된다. 이제 카페 메뉴가 조금 더 쉽게 다가올 것이다.


카페라떼에 바닐라 시럽을 넣으면 바닐라 라떼 또는 바닐라 카페라떼가 되고 헤이즐넛 시럽을 넣으면 헤이즐넛 라떼가 된다. 또한 초콜릿을 추가하면 모카라떼가 된다. 이때 넣는 우유의 종류와 양에 따라 맛이 변하고 시럽의 브랜드와 양에 따라 또한 맛이 변한다. 프랜차이즈 매장마다 특유의 맛이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자신들이 쓰는 우유 브랜드, 시럽 브랜드, 레시피가 동일하기 때문이다.

*만약, 같은 프랜차이즈인데 맛이 다르다면, 아마 바리스타의 손을 따는 커피 추출이나 레시피 변화가 원인일 확률이 높다.


김치도 커피 원두와 마찬가지로 원재료인 배추가 단맛이 좋고 속재료의 품질이 좋다면 김치의 맛은 똑같은 레시피라도 더욱 올라간다. 에스프레소처럼 말이다. 물론 에스프레소를 깊게 들어다 보면 맛을 결정하는 많은 변수와 맛의 스펙트럼이 있지만, 전문가가 아니라면 심플하게 이 정도만 알고 있어도 조금은 카페 메뉴들과 가까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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