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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랑자 Oct 11. 2017

#111

연재소설

기주는 라즈에게 플레인 라이스를 해달라고 부탁했다. 저녁은 플레인 라이스에 고추장, 김가루를 뿌려

비벼 먹고 싶다고 했다. 우리를 위해 특별히  플레인 라이스를 만들지는 않았다.

그들의 저녁은 달밧이었기 때문이다. 저녁 식사는 만찬이 부럽지 않았다. 특히 프렌치프라이는 패스트푸드

전문점에서 먹는 것보다 훨씬 고소하고 두툼했으며 간이 정확했다. 특히 독일인 친구는 엄지를 치켜세우며

프렌치프라이만 두 접시를 먹어 치웠다. 볶음밥, 프렌치프라이, 샐러드, 과일, 수프, 뮤즐리, 커피, 주스, 과자 등

다양하게 준비해 주었다. 테이블 근처엔 모닥불을 피워 저녁의 한기를 달래주었다.

중국인 부부는 블루투스 스피커로 음악을 틀었다. 강가 근처에 모래사장은 해변을 연상케 해주었고

저녁식사는 근사한 레스토랑이 부럽지 않았다. 새파랗고 붉은 노을이 강물에 물들었을 때 세상 아름다운 곳은

멀리 있지 않다고 느꼈다.


모닥불에 모여 앉았다. 모기가 위 윙 우 윙 걸렸다. 무릎과 손등이 부풀었다. 어디서 와서 이렇게 피를 빨아먹고

가버리는지 흔적만 남아버렸다.

-모스키토,,

독일인 친구는 기주에게 말문을 열였다.

-카약킹 어때? 신나지?

-완전 100퍼센트.

-독일에서 나도 카약을 배웠는데 오래돼서 기억이 가물가물 해. 혹시 괜찮으면 내일 잠깐 쉴 때 한 번  

  타봐도 되니?

-그래, 내일은 오전에 한 시간 정도만 타고 쉬면서 갈 거야. 그때 타고 가.

-20분이면 충분해. 레스큐 연습만 해보려고.

-좋을 대로.

무진이 기주에게 말했다.

-롤링 연습하다가 엄지 손가락 아작 나겠다. 까지고 멍들고 손이 붇는다.

-어지간히 해야지 진짜. 내일 쉬면서 가.

-그게 내 마음대로 안되니 그렇지. 알잖아. 엔간히 하는 거?

-어련하시겠어. 적당히 하라고!

-이왕 하는 거 확실히 배워둬야지. 또 아니 여기서 가이드할지.

-뭘로 카약?

-어

-참나..  그런데 어울린다.     

기주는 살짝 웃더니 나중엔 웃음이 터졌다.

-뭐야 왜 이래?

-웃기잖아. 여기서 그럼 라즈 밑에 들어가서 하는 거 아니야?

-내가 그렇지. 좀 어울리지.

-못살아 진짜.


노곤해진 몸은 해변에 벌러덩 눕게 만들었다. 푹신한 모래가 착 감겼다. 그대로 잠들기에 충분한 밤이 되었다.

무진은 벌러덩 누웠다. 별들이 반짝이는 밤이었다. 오래전 기주와 함께 천문대에 간 기억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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