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3

연재소설

by 방랑자

숙소로 돌아왔을 때 주인장은 점심을 준비해 놨다. 하산할 때 타카가 미리 전화했다. 딱 맞은 시간에 식사 했다. 계산을 마치고 주인장에게 내년에 다시 올 테니 기억해 달라고 했다. 팡보체 숙소도 홀로 운영을 이어갔다. 비시즌 기간에 가족은 이곳보다 따뜻한 카트만두에 거주하고 있다고 했다. 3월이 되면 가족들이 돌아온다고 했다. 음식도 지난 숙소에 비해 훨씬 좋았고 무엇보다 숙소 방 내부가 마음에 들었다.


햇볕이 창가에 스며들어 방안 냄새는 태양의 냄새로 가득차 있었고 침대 시트도 깨끗했다. 다시 오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아마다블람 베이스캠프에 가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기회만 된다면 캠프 1 아니면 2에도 올라가 보고 싶었고 그것이 안되면 베이스캠프에서 텐트치며 며칠이고 있고 싶었다. 아마다블람은 강렬했다. 드넓은 평지 수직으로 쭉 뻗은 정상 파노라마로 둘러볼수 있는 장대한 광경 모든 것이 완벽에 가까웠다. 언제 다시 올지 모르지만 다시 오고 싶었다. 무진은 다짐했다. 텐트를 꼭 가지고 오겠다고. 팡보체를 떠났다.


-나, 여기 다시 오고 싶어. 여기 진짜 좋다. 그냥 다 좋아.

-나도, 여기 다시 올꺼야. 그땐 텐트 가지고 와서 며칠 머물러도 괜찮을 것 같아.

-그것도 괜찮은 생각이다. 진짜 먹을거 챙겨와서 하루나 이틀은 괜찮겠어. 삼일은 무리고.

-그렇겠지. 아니면 여기 오는데 길어야 2시간 이니까 팡보체에서 점심먹고 출발해도 한 낮이니까 하루만 자도 충분하겠다.

-텐트 앞에 앉아서 책좀 읽고 맥주 한 캔 하면 좋겠는데, 파스타치오에.

-그치 맥주엔 파스타치오지.

-메뉴에 닭 있지 않았어? 있었던 거 같은데. 타카?

-어.

-롯지 식당 메뉴에 닭 튀김도 있어?

-있어. 안나푸르나 쪽은 닭숙도 팔아.

-진짜? 백숙을 판다고?

-어. 3,000루피면 3명은 먹을 수 있어. 김치도 만들어서 팔아. 한국에서 일하다 온 네팔 사람들이 많아. 돈 벌어서 롯지 운영 하는 사람도 있고. 건물 짓는 사람도 많아. 한국에도 많이 가고, 인도나 두바이 중국에도 가. 한국 가는건 경쟁도 심하고 시험도 봐야하고.


-기주야. 우리 비행기 탈 때 네팔 사람들 엄청 많았잖아. 짐 두 보따리는 기본이었지.

-우리 앞 뒤로 다 네팔 사람. 하긴 공장에서 외국인들 일 많이하지. 특히 몸쓰고 힘든 업종에.

-진짜 알뜰히 모으면 여기선 큰 돈이 되는건가?

-모르지 뭐. 숙소 생활 한다면 우리도 돈 모이겠지?

-그렇지. 먹는 거 자는 거 돈 들어가는게 한두개여야 말이지.

-에휴 아무튼 산다는 거 쉽지 않은 일이야.

-평범하게 산다는 거 기준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려워.


고도가 올라갔다. 4,000미터를 넘어섰다.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높이는 4천미터 초반이다. 내일은 5600까지 올라선다. 잘 오를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캐서린도 간다고 했다. 5명이 아침에 같이 오를 예정이다. 문제 없이 무사히 다녀올 수 있을지 고산병은 없을지 걱정이다. 새로운 풍경이 눈앞에 또 다시 펼쳐지겠지만 심장의 두근거림은 계속 이어졌다.

기주에게 말했다. 떨린다고. 기주역시 떨린다고 답했다. 캐서린에게 물었다. 겁난다고 말했다. 타카와 욤은 천천히만 오르면 문제 없을거라고 했다. 불안과 기대가 함께 했다. 딩보체는 1시간 거리 앞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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