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다시 만난 인연
그렇게 정신을 잃은 B가 정신을 차리고 눈을 뜬 곳은
K 병원 응급실이었다.
눈을 뜨기 전 웅성 웅성대는 소리와 함께 누군가의 고함지르는 소리가 먼저 들렸다.
눈을 뜨려고 하자 천정의 LED 등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어...... 어.........."
신음 소리가 절로 났다.
"깼어? 괜찮아?"
소리를 들은 누군가가 옆에서 물었다.
"선생님! 여기요~~선생님! 깼어요~"
누군가를 급히 부르는 거 같았다.
"어.. 어..... 헉................."
정신이 든 B는 눈을 떠고 주위를 살피다 본능적으로 몸을 일으키려가 했다. 그러다가 머리가 아파 뒤통수를 부여잡고 말았다.
"괜찮아? 아직 일어나지 말고 누워있어!"
B가 눈을 들어 보니 아내 Y였다.
"어떻게 된 거야?"
"교통사고 났는데 기억 안나?"
Y가 걱정스러운 눈으로 쳐다봤다.
"일어나셨어요? 좀 어떠세요?"
의사선생님 K가 물었다.
"네. 뭐.... 머리가 아픈 거 빼고는 괜찮은 거 같긴 한데.... 기억이....."
"한 번 엎드려 누워보세요~~"
"네........"
Y와 K가 부축해서 B를 베드에 눕혔다.
"제 제가 누를 텐데 아프면 아프다 말해주세요~"
"네...."
"자.... 아프세요? "
"아뇨~"
"여기는요?"
"아뇨~괜찮아요~"
그렇게 몇 번 더 하더니 K가 말했다.
"괜찮으신 거 같은데 그래도 혹시 모르니 CT 촬영해 볼게요! 마침 앞에 분 다 끝나셔서 바로 들어갈게요~"
"네~근데 저 선생님 기억이 안 난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Y가 걱정되는 얼굴로 물었다.
"네. 자세한 건 검사를 해봐야 알겠지만, 머리를 부딪치셔서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커요! 대부분 조금 있으면 돌아오십니다!"
그렇게 간호사 선생님이 오셔서 베드를 밀고 이쪽 저쪽 촬영실을 돌아다니시면서 사진을 찍었다. 금방 끝날 줄 알았는데 이쪽으로 돌아누워보세요, 저쪽으로 돌아누워보세요, 다리를 이렇게 해보세요, 목을 이렇게 해보세요....... 하면서 많이도 찍었다.
B는 그렇게 사진 촬영을 하는 동안 횡단보도에서 오토바이랑 부딪쳤고 머리를 아스팔트에 찧어 그 뒤로 기억을 잃었다는 게 기억이 났다.
'근데 Y는 어떻게 알고 온 거지?'
촬영이 끝나고 다시 돌아오자 Y가 걱정스럽게 쳐다봤다.
"괜찮아?"
"응~"
"보호자분~"
간호사 선생님이 Y를 불렀다.
"검사는 끝났고요 침대에 누워계시면 선생님께서 오셔서 설명해 주실 거예요~"
"얼마나 걸릴까요? 집에 애들만 있어서...."
Y는 아무래도 집에 애들만 두고 나온 게 맘에 걸렸다. 게다가 저녁시간이라.....
"30분쯤? 더 걸릴 수도 있어요~"
"네....."
그렇게 간호사 선생님과 얘기를 마치고 B에게 돌아온 Y가 다시 물었다.
"괜찮아? 기억은 나?"
"어! 사고 나서 쓰러진 거까지~~근데 어떻게 된 거야? 자기는 어떻게 알고 왔어?"
"어이그........."
Y가 맘고생이 심했는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올 때가 됐는데 안 와서 나와봤지? 비도 오는데 우산은 썼는지? 걱정도 되고.. 근데 아무리 전화해도 전화를 안 받잖아? 그때 저쪽 횡단보도에서 사고 나서 소리가 나서 혹시나 해서 가봤더니.... 흑... 흑......"
맘고생이 심했는지 Y는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미안한 맘에 분위기 전환 좀 해보려고 B가 시답잖은 농담을 건넸다.
"막 뭐라 할 땐 언제고 걱정은 됐어?ㅋ"
"죽을래? 살만한가 봐?"
ㅋ Y가 눈을 흘기며 B를 노려봤다.
"근데, 여기까진 어떻게 왔어?"
"내가 업고 오기라도 했을까 봐?"
"ㅋ 그럴 리가? 어떻게 왔어? 구급차?"
"아니! 내가 가서 구급차 부르려고 했는데 구급차 오는 데 시간 걸린다고 그 벤츠 기사가 차 태워 준다고 해서 그 벤츠 기사 차 타고 왔어~오는 동안 119통화하면서~"
"고마운 분이네~"
"어~응급실까지 따라 들어왔다 갔어~고맙다고 연락처라도 알려달라고 했더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그냥 가셨어"
"더 고맙네"
"오토바이 운전자는 사고 접수해서 내 번호로 접수번호 받았고,
계속 죄송하다고 깨어나면 전화 해달라 했어~"
"그래~일부러 그런 것도 아닌데~재수가 없었던 거지? 둘 다!"
"환자분~좀 괜찮으세요?"
그때 저쪽에서 차트를 든 여선생님이 이쪽으로 오면서 물었다.
"전 신경과 담당 교수 H입니다."
근데 어딘가 묘하게 Y랑 H는 닮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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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 봄비 -3화-에 계속됩니다.
부족하지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