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abama Shakes

21세기에 재림한 재니스 조플린

by Charles Walker
2015.jpg Alabama Shakes 정규 2집 [Sound & Color] (2015)

이 뛰어난 밴드, 이 뛰어난 앨범에 대해서 말하려면 먼저 보컬인 브리타니 하워드(Brittany Howard)에 대해 언급해야 한다. 밴드 음악은 여러 악기가 조화롭게 어우러져야 하는 것이 기본일 테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바로 보컬의 독창성이다. 밴드 사운드를 뚫고 공작새가 날개를 펴듯 멋지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보컬이 밴드에 있다면 그 밴드는 성공할 확률을 반 이상 갖고 들어가는 거다. 브리타니 하워드가 바로 그런 보컬이다.


언뜻 들으면 남성인지 여성인지 가늠이 잘 되지 않는다(굳이 알고 싶다면...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다). 하지만 성별이라는 어쭙잖은 범주로 카테고리화하는 게 결례일 만큼, 이 보컬은 표현의 영토가 실로 광활하다. 록, 블루스, R&B, 재즈 등 장르에도 갇히지 않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자유롭게 노래하면서도 결코 중심을 잃는 법이 없다. 21세기 버전 재니스 조플린(Janis Joplin)이라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 밴드의 존재를 처음 알게 해 준 곡은 이 앨범에 수록된 'Gimme All Your Love'였는데, 어느 가게에서 누군가와 시간을 보내다가 우연히 BGM으로 흘러나오던 곡이 바로 이 곡이었다. 누구라도 한 번 들으면 잊을 수 없는 강렬한 후렴구였다. 절절하다 못해 사이키델릭적이기까지 했던 그 절규 'Gimme All Your Love'를 듣고는 생각했다. '도대체 이게 뭐지?'


사람들은 익숙한 것에는 편안해할 수는 있지만 재미를 느끼지는 못한다. 어떤 노래를 들으면서 '아, 좋다. 편안하다.'라는 느낌을 받았다면 그건 편안하게 좋다는 뜻으로, 다시 말하면 일정한 범위 안에 있는 '좋음'이다. 허나 내가 그때 받았던 느낌은 '이게 뭐지?'였다. 뭔가 짜릿하고, 새롭고, 강렬했고, 일정 부분 불편했다. 그래서 오히려 재미있었다. 틀에 갇히지 않고 오히려 틀을 깨부수려는 듯한 음악. 그게 브리타니 하워드를 비롯한 밴드 앨라배마 셰익스가 전하고자 한 음악이었다.


곧바로 앨범 전체를 검색해서 들어보았다. 첫 곡 'Sound & Color' 또한 'Gimme All Your Love'와는 다른 느낌으로 좋았다. 좀 더 몽환적인 색채가 강한데, 이 곡의 강한 개성 덕분인지 훗날 아이폰 광고에도 BGM으로 사용된 바 있다. 앨범의 곡들은 보컬 브리타니의 다채로운 표현력에 맞춰진 것처럼 각기 다른 매력으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앨범 전체를 듣는 동안 지루할 틈 없이 그저 찬사를 남발할 수밖에 없었다. 7~80년대 음악으로 구태여 회귀하지 않고도, 무려 21세기에도 이만큼 강렬한 카리스마를 느낄 수 있구나. 정말 이 밴드 대단하다.


2015년 이후로는 아직 앨라배마 셰익스 이름으로 정규작이 발표된 바는 없다. 아직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보컬 브리타니의 솔로 앨범이 있다고는 했는데 언제쯤 들어볼 시간이 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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