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는 늘 일등이었다
달리기 경주를 할 때 뒤를 돌아보며 상대를 견제하며 달리면 페이스를 잃고 따라 잡히는 경우가 많다.
학창시절 계주나 체력장으로 달리기를 할 때 달리며 뒤를 돌아보는 아이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운동신경이 남달랐던 나는 학창시절 내내 달리기 경주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그런 내가 달릴 때 절대 하지 않는 것이 있었는데 그게 바로 뒤돌아보는 것이었다.
뒤돌아보다 중심을 잃거나 상대가 간발의 차로 뒤에 있어서 뒤도는 순간 따라 잡힐까 봐 두려웠던 게 컸다.
이를 악물고 뒤돌아보지 않아도 되게 상대와의 거리를 넓히기 위해 달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는 뒤돌아 볼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어차피 내가 일등으로 달리고 있고 상대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는 중요하지 않았으니까.
뒤돌아볼 시간에 지금의 내 페이스를 유지하고 결승지점까지 최선을 다해 달리는 것에만 집중했다.
그런 내가 인생에서는 자꾸만 뒤돌아본다.
나아가는 방향을 보지 않고 뒤만 보고 있으니,
자꾸 주춤거리고 방향을 잃고 속도도 더뎌진다.
이 트랙 위엔 나밖에 없는데,
누굴 견제하고 누굴 두려워하는 건지 불안함에 자꾸만 뒤돌아본다.
뒤돌아보다 못해 아예 돌아서서 걷고 있다.
상대도 없는 빈 트랙에서 뒤돌아보면 보이는 건 날 조롱하거나 안타까워하며 혀를 차는 사람들뿐이다.
그러다 앞을 보면 아직 결승점까지 가야 할 길이 너무 멀게만 느껴진다.
잠시만,
잠시만 숨을 고르고 주변을 살펴보자.
조롱하고 안타까워하는 이들 옆으로 날 걱정하고 응원하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릴 때 달리던 때를 기억하자.
뒤는 돌아볼 필요가 없다.
달려갈 방향만 바라보자.
문득, 뒤돌아보고 싶어질 때면 내 숨소리와 주변의 응원소리에 귀를 기울이자.
결승점에 들어섰을 때 뒤돌아보아도 된다.
나를 향해 비난과 조롱을 던지던 이들도,
응원과 격려를 해주던 이들도,
결국 모두 함께 경주를 하던 사람들이었단 걸 알게 될 것이다.
그러니,
뒤돌아 보지 말자.
나의 페이스를 지키며 달리는 것에 집중하자.
혹 누가 나를 앞질러가더라도 흔들리지 말고
응원을 건네고 다시 나의 달리기에 집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