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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마녀 Mar 27. 2021

Day 4-2. 주변 둘러보기 그리고 도완스 호텔

이 호텔은 꼭 가세요!

발베니 증류소를 나와서, 독특한 로컬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간단히 먹었다. KEITH라는 지역과 DUFFTOWN 이어주는 기차가 예전에는 다녔었는데, 현재는  이상 운영을 하지 않는 모양인지, 레스토랑으로 개조한 기차 칸과 오래된 철길남겨져 있었다.  많은 동네 사람들이 기차 안의 모습을 그대로 남겨둔 레스토랑 안에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동양인, 더더욱이 한국인은 보기 힘든  지역에서, 로컬 분들은 눈이 마주치면 말을 걸어왔다. 친절하게 스코틀랜드 날씨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우리가 있는 기간 중에는 파란 하늘이 자주 보였는데, 스코틀랜드에서는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서 그런지 날씨 이야기를 엄청 많이 했다.) 우리의 여행 이야기를 듣거나, 본인 동네에 오면 연락하라고 연락처까지 냅킨에 적어주시는 분도 있었다.

기차 레스토랑 외관, 그리고 연락처를 적어준 Yvonne & John


식사를 마치고 발베니 고성으로 발길을 향했다. 딱히 발베니 증류소와 연관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지만, 구글 지도 소개를 따라 들려보았다. 15세기에 지어진 고성을 방문해 본건 당연히 처음이었다. 성의 외곽 벽과 내부들이 보존이 잘 되어 있는 편이라서, 계단을 올라서 꼭대기까지 가볼 수 있고, 유적지가 그러하듯 주방이나 창고 등 사람이 살던 흔적들을 찾아볼 수 있었다. 바람이 불고 날씨가 흐려서인지 쓸쓸한 느낌도 들었고, 미드에서 보던 멋진 성과 전사들을 떠올리며 과거의 영광을 상상해 보기도 하였다. 돌벽을 만지면 고성의 웅장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만 같았다. 몇 백 년 동안 외롭게 계속 이 자리에 있었던 발베니 성은 필수코스는 아니지만, 색다른 경험을 주긴 했다.


그리고 두 번째 숙소로 이동했다. 첫 번째 크라이겔라키 호텔과 차로 10분 정도 떨어진 도완스호텔(Dowans Hotel)이다. 크라이겔라키가 4성급, 도완스가 3성급이었는데, 도완스호텔이 오히려 1박 비용이 더 비쌌고 (약 30만 원) 개인적으로 도완스 호텔이 더 아기자기한 것들이 많아서 좋았다. 스코틀랜드 가족이 빅토리아 시대 건물을 개조하여 운영을 시작해서 외관과 정원도 고풍스럽게 아름답고, 스페이 강이 보이는 멋진 뷰와 정말 맛있었던 레스토랑 때문에 스페이사이드 최애 호텔이다. 전반적으로 나무와 화초들로 호텔이 둘러싸여 있는 느낌이었고, 큰 창문 넘어, 혹은 곳곳의 테라스에 서서 스페이 강과 광활한 언덕들을 볼 수 있다.

멋진 정원을 따라 호텔 주변을 짧게 산책할 수 있다. 입구도 마음에 든다.
커다란 창 너머로 탁 트인 뷰 혹은 초록 식물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위스키바 'the still'. 위스키바의 사다리가 왜이렇게 난 멋진지.


처음 도착했을 때 오리가족이 우리를 맞이해 주었다. 객실은 호수가 아니고 증류소 이름이 붙어 있었다. 글렌파클라스, 멕켈란, 발베니, 카듀, 크라겐모어, 벤로막 등등. 낯선 동네 증류소 이름들도 보였다. 나는 글렌피딕 방으로 안내를 받았다.

우릴 맞이해준 오리가족 그리고 글렌피딕 방키. 스코틀랜드 호텔은 대부분 이렇게 찐열쇠를 준다.


도완스호텔 레스토랑은 완벽히 한국인 입맛에 맞는 맛있는 요리들이다.(보리 리조또 같은 메뉴도 있었다.) 그리고 저녁 레스토랑을 예약하면, 푹신한 소파와 벽난로가 있는 응접실 겸 위스키 바에서 음료를 한잔씩 먹으면서 기다리다가, 안내를 받아 식당으로 들어가는 프로세스도 마음에 들었다.

응접실 겸 위스키바도 같이 하고 있는 곳. 조용하고 아늑하다.
도완스 호텔 메뉴들은 전부 맛있다. 홍합, 랍스타, 스테이크, 피자 등 다양하게 모두 추천.


그리고 제일 좋은 점은, 아벨라워 증류소가 걸어서 1분 거리에 있다는 거다. 산책 겸 아벨라워 증류소를 돌고 올 수 있는 아벨라워세권(?)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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