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부장품
[자기다움] 교육 프로그램 중에는 자신의 부장품(副葬品)을 선택해 보는 과정이 있다.
수강생들은 처음에 이 이름을 듣고 낯설어한다. 그러나 곧 이 과정이 자신을 돌아보는 가장 깊은 경험 가운데 하나라는 것을 알게 된다.
고대 무덤에서 발견된 부장품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한 사람이 무엇을 소중히 여겼는지, 어떤 삶을 살았는지, 무엇을 믿었는지를 보여주는 단서다.
그렇다면 반대로 이런 질문을 해볼 수 있다.
1,000년 후 나의 무덤이 발견된다면, 그 안에 남겨진 물건들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기억하게 할까?
방법은 어렵지 않다. 자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부장품 10개를 가방에 담아보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서둘러 고르지 않는 것이다. 하루 만에 채우지 말고, 일주일 동안 자신을 돌아보며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그리고 왜 그 물건이 나를 설명하는지 반드시 글로 남겨야 한다. 이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할 수 있다. 스마트폰, 노트북, 책, 안경처럼 늘 곁에 있는 것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 질문이 깊어진다.
“이것이 정말 나를 보여주는가?”
“나는 편리한 것을 고른 것인가, 소중한 것을 고른 것인가?”
그 순간부터 이 작업은 물건을 고르는 일이 아니라, 나를 다시 읽는 일이 된다.
무덤을 상상하는 순간 우리는 삶의 끝에서 현재를 바라보게 된다.
무엇이 내 삶의 중심이었는지, 무엇을 남기고 싶은지, 나는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묻게 된다.
그때 물건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내 가치와 사랑과 관계를 압축한 상징이 된다.
그리고 그 이유를 글로 적는 과정은 흩어진 삶을 하나의 이야기로 다시 엮게 만든다.
결국 자신이 고른 10개의 부장품은 물건 목록이 아니다.
그것은 내가 살아온 이야기이고, 내가 붙들어 온 가치이며, 내가 사랑한 것들의 총합이다.
우리는 종종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너무 추상적으로 던진다. 하지만 때로는 아주 구체적인 물건 하나가 그 질문에 더 정확하게 답해 준다.
매일 들고 다니는 것, 오래도록 버리지 못한 것, 사라지면 마음이 무너질 것 같은 것.
그 안에 이미 나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선택한 것으로 드러난다.
더 정확히 말하면,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으로 되어간다.
부장품으로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것이 바로 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