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전생에 여왕이었던 게 분명해.

by 휘바

대각선에 앉은 그들은 팔만 내밀면 닿을듯한 위치에 있다.


그럼에도 서로 깊은 생각에 빠져있다.


서로가 보이지 않는 듯 정면만 응시하고 있다.


‘넌 전생에 여왕이었던 게 분명해.’ 남자는 생각했다.


여자는 사람들을 잡아끄는 재주가 있었다.


그녀를 알기는 좀처럼 어려웠으나

그녀를 알은 후로 다시 잊기는


불가능했다.


햇살이 내리깐 남자의 속눈썹 밑에 긴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의 긴 손가락은 부드러운 머그컵의 가장자리를 따라 천천히 미끄러졌다.


그의 눈길은 컵에 머물렀지만 그는 온몸으로 그녀의 존재를 느꼈다.


그녀는 말수가 없는 편이였지만

그녀의 존재를 듣지 않을 순 없었다.


둘이 함께 보낸 시간은 중요하지 않았다.

더 오래 알았던 여자들을 지금은 알지 못한다.


바람에서,

찻잔에서,

햇빛에서,

빗소리에서,

살갗에서,


그녀가 보였다.


그녀가 살아있는 한 그는 늘 그녀의 존재를 알 것이다.


어디를 가든

그는 그녀와

같은 하늘을

공유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그리고 자주 희망했다.


그들의 운명이 어딜 향해가든지,

그 여정에 끝에서

다시 그녀를 볼 수 있기를.




https://www.youtube.com/watch?v=-qbD9TbIX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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