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까마귀소년 Nov 24. 2021

너와 나만의 시간

고른 숨소리를 내며 잠든 내 꽃망울이여

사진 출처: pixabay




애타게 부르짖는 소리에
꿈길 헤매는 혼곤에서
뒷덜미를 채여

힘겹게 돌아보니
어둠 속 물기 머금고
반짝이는 속눈썹.

오, 날 찾은 것이냐.

한밤중 자다 깬 짜증스러움은
촉촉이 내려앉은 속눈썹에
금세 누그러지고,

이윽고 몸을 일으켜
분주히 깜박이는 속눈썹 앞으로
가만히 손을 뻗어본다.

곧이어 딱한 사정이라도 알리듯
느릿느릿 다가오는
마디 가는 손.

오, 언제부터 날 찾은 것이냐.

살과 살이 맞닿아
마디 마디를 더듬어보니
아직 모진 세월이 지나지 않아 보드랍다.


갈 곳 모르는
손등을 도닥이며
들뜬 숨소리 다시 잦아들기를


가만

가만

가만




촬영일자: 20180526


엮어 읽기: 너와 나만의 시간 2

매거진의 이전글 꽃에 물을 줄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게 할 수는 없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