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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마귀소년 Dec 15. 2021

너와 나만의 시간2

잘 야문 과실을 조심스레 매만진다

사진 출처: pixabay




가만

가만

발소리를 죽이며 들어와

바닥에 모로 눕는다.


지금은 열 시 삼십 분.

창문마다 암막이 드리워

광택도 없이 새까맣다.


간간이

바닥을 쓸어오는

쌕쌕 소리가 볼에 와닿음에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손을 뻗어

잘 야문 과실을 조심스레 매만진다.


오월생의 너  

바라노니

아름답고 온화하게 자라나라  


글자에 불어넣은

초보 농사꾼의 바람대로

착실하게


불어난 뼈대며 살결을

하나씩 둘씩

보드랍게 쓸어본다.


익은 손길을 느꼈음인지

여문  문득

어둠에서 돌아누워 눈을 뜬다.


, 널 깨웠구나.


,

아비 왔다.



 

엮어 읽기: 너와 나만의 시간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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