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와 나만의 시간2
잘 야문 과실을 조심스레 매만진다
사진 출처: pixabay
가만
가만
발소리를 죽이며 들어와
바닥에 모로 눕는다.
지금은 열 시 삼십 분.
창문마다 암막이 드리워
광택도 없이 새까맣다.
간간이
바닥을 쓸어오는
쌕쌕 소리가 볼에 와닿음에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손을 뻗어
잘 야문 과실을 조심스레 매만진다.
오월생의 너
바라노니
아름답고 온화하게 자라나라
글자에 불어넣은
초보 농사꾼의 바람대로
착실하게
불어난 뼈대며 살결을
하나씩 둘씩
보드랍게 쓸어본다.
익은 손길을 느꼈음인지
여문 밤톨이 문득
어둠에서 돌아누워 눈을 뜬다.
오, 널 깨웠구나.
오냐,
아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