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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빠른거북 Apr 09. 2021

비슷한 평수, 다른 느낌!

새로운 집에 온 걸 환영해. 식물의 공간을 바꿔줬어요.

지금껏 얼마 되지 않는 화분들을 접이식 탁자에서 키웠었다. 남편이 결혼 전 쓰던 일명 민들레 밥상(=민들레가 그려진 작은 접이식 상).



식물이 얼마 없었기에 가능했다.

점차 화분이 늘어나자 화분끼리도 발을 포개 서있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화분이 놓인 곳을 바라보는 것도 아가 매트, 짐들로 가득 차는 거실을 바라보는 것이 답답했다.



발 디딜 틈이 없어졌다.

고민 끝에 식물을 베란다로 옮길까 했지만, 생육조건에 맞지 않아 얼어 죽을 것 같다는 생각에 그건 포기했다.



우리 집 식물 생육온도 (출처:네이버 지식백과)

*떡갈 고무나무 : 16~20
*장미허브 : 15~ 23
*카랑코에 : 20~25  개화 온도 13~25
*포인세티아 : 주간 24 내외, 야간 18 내외


고민 끝에 공간을 더 넓게 쓰기 위해 선반을 검색, 검색했다. 

식물에게 새 집을 주기로 결심했다. 식물 선반을 샀다.

이게 뭐라고 뿌듯하니 좋았다.

이날, 식물 선반과 갈바닉(=나에게 주는 선물)이 동시에 배송되었는데 나는 선반 먼저 뜯어 조립했다!


1. 이사 간 후  2. 이사 가기 전


다 정리를 하고도 선반 위에 올려지지 않는 식물을 보며 이제야 화분이 많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그래서 화분채 입양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간 가지치기하면서도 버텨왔던 마음인데 삐져나오는 화분을 보고 있자니 이대로 함께하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괜찮다 생각했는데 솔직히,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선반에 올려지지 않는 벌써 커버린 아가 고무나무와 장미허브 4줄기를 입양 보내기로 결정했다.


고무나무는 벌써 우리 집에서 3년을 함께했다. 장미허브 역시 10개월이나 함께했다.


결심이 서자 말은 쉽게 나왔다.

생각보다 화분을 가져갈 사람도 여럿 나왔다.


그러다 보니.

이게 웬걸..

후련해야 하는데 마음이 헛헛하고 속상하고 괜스레 아쉬웠다. 길게는 3년, 짧게는 10개월 동안 그래도 매일매일 보고 물도 주고 함께 했으니..

(여행 갈 때도 물 주기, 채광 모두 신경 쓰고 다녔었다)


뭔가 마음이..

정리안 된 채, 떠나보내는 느낌이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별하는 느낌이랄.. 까?ㅋㅋㅋ


3차 분양 + 입양


그래도 정리된 이 곳을 통해 나는 힐링 중이다.

이 곳이 요즘 우리 집에서 내가 최고 애정 하는(=최애) 공간이며 눈길이 자주 가는 공간이다.



식물에 관심 없을 아가이지만 매일 볕 좋은 시간대에 이곳에서 아가와 함께 식물을 쳐다보곤 다.


물론 나는 햇빛 받는 식물을 쳐다보고 있지만 우리 아가는 자기 손만 열심히 쳐다보며 가지고 논다.

그러다 금세 지루하다는 신호(= 으으으~~)를 보낸다.


커피 한잔 하고 싶지만 커피는 뭐... 벌컥벌컥 들이켜는 것이지...



화분들! 앞으로도 이곳에서 함께하자. 베란다로 내쫓지 않을게!



아! 그런데 그거 아는가.

이사 가기 전 이용한 민들레 밥상이나 저 선반이나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오히려 더 적은 공간일 수도!


이것이 공간 활용의 좋은 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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