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26일 월요일 밤에 작가신청을 하고, 28일 수요일 아침 브런치스토리팀의 축하메일을 받았다. 그날 저녁 첫 글 <응가 닦아주는 여자>를 발행했고, 약 3일에 한 번 꼴로 글을 올렸다.
그중 이혼에 관한 두 번째 글 <이혼했는데 '돌싱'은 아닙니다>가 금요일 오후부터 갑자기 조회수 1,000을 돌파했다는 알림을 받았다. 뭘 잘못 봤나 싶어 보고 또 봤다.
브런치를 시작한 지 겨우 9일째, 구독자 스무 명 남짓의 햇병아리 작가인 내가 한 번도 받아본 적 없는 알림 메시지였다. 검색을 해보니 포털사이트 다음(Daum) 메인에 걸리면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했다. 정말이었다. 홈&쿠킹 섹션에 내 글이 떡하니 있었다!
그 기분 좋은 해프닝은 놀랍게도 금요일 하루가 끝이 아니었다. 그날 저녁 조회수는 4,000까지 올라갔고, 다음날 아침 눈을 떠보니 6,000을 이미 넘어 있었다. 하룻밤 새 2,000명이나 더 읽어준 거였다.
심장이 두근거렸다. 정말 오랜만에 가슴이 뛰는 걸 느꼈다.
"와... 내 글...... 재밌나 봐!!"
브런치를 시작하면서 이혼에 대한 다른 생각을 이야기해보고 싶었다.결혼만이 지상의 행복이고, 이혼은 회복할 수 없는 불행이요 영원히 남는 인생의 오점이라는 단 한 가지 생각만이 지배하는 세상 같았다.
그런데 막상 이혼이라는 일생일대의 사건을 내가 겪고 보니, 사람마다 다르게 다가올 수 있는 거였다. 그래서 이혼하고 잘 살고 있는 사람의 목소리를 내보고 싶었다. "아니 진짜, 이혼 후에도 행복해질 수 있다고요!" 하고 말이다.
이번 '조회수 폭등 사건'으로 그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이 아님이 증명된 것 같았다. 생각보다 수많은 사람들이 나의 외침에 응답해 주었다.
"그래,너 말 한번 잘했다!"
"네 맘=내 맘!"
"아, 어쩌면 그럴 수도 있겠네요."
나의 글에 저마다의 온도로 고개를 끄덕여준 독자분들께 감사하다. 조회수, 라이킷 수, 구독자 수로 내게 힘을 실어주셔서.정말 용의 기운을 받았다.
자고로 옛말에 물 들어올 때 노 저으라고 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토요일 자정 현재 <이혼했는데 '돌싱'은 아닙니다> 한 편의 조회수는 13,649회다.13인의 아해가 도로를 질주하듯 13,000명의 독자가 나를 묵직하게 밀어주는 기분이다. 이제 그만 주저하고 앞에 펼쳐진 대로를 한번 마음껏 달려보라고!
일만 대군을 얻은 나는 이 기세로 첫 번째 브런치북을 발행해 보기로 결심했다. 글을 2~30개쯤 쓴 뒤에 목차를 엮어 올해 연말 즈음 발행하려던 계획을 앞당긴 거다.세심하고 신중한 성향 탓에 진척이 다소 느린 내게 찾아온 변화다. 이건 분명히 독자들의 힘이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다. 좋은 글을 써서 조회수 10,000이 구독자 10,000이 되게 만드는 건 내 몫이다.
내 첫 브런치북의 제목은 <MZ 싱글맘이 온다>이다. 처음에 <싱글맘 랩소디>로 출발했고 중반부에 좀더 명확하게 바꾸었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춤추듯이 풀어내며 독자들과 소통하다 보니, 어느 순간 그림이 맑고 또렷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가 아니구나!' 그렇게 요즘 MZ세대가 이혼을 받아들이는 자세, 나아가 삶을 대하는 자세를 나의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보기로 했다. 이 브런치북은 흔한 이혼 이야기가 되지는 않을 거다. MZ 싱글맘이 어떻게 이혼을 받아들이고 소화해내는지 그 여정을 함께 따라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