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파이낸스 강의/제2강(참고자료1)
글로벌 ECA 동료 에피소드 1 (CESCE) : 제네시스 광고모델
CIS 지역의 석유화학 프로젝트를 담당할 때의 일입니다. 수출입은행을 포함한 대여섯 개의 ECA가 금융지원에 참여하게 되었는데, 저는 그중 스페인 ECA인 CESCE(Compañia Española de Seguros de Crédito a la Exportación, S.A)의 직원인 P와 친하게 지냈습니다. 아마도 실사 과정에서 서로 의견이 잘 맞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면, 그가 훌륭한 직원이라는 의견에는 이의가 없지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본 제 전임자의 평가(“P 엄청 잘생겼어!”)에는 동의하기 어려웠습니다. 아직 젊은데도 불구하고 배가 꽤 나왔고, 매번 면도도 제대로 하지 않은 부스스한 얼굴로, 그리고 상의는 바지에서 튀어나온 채로 회의장에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귀국하는 비행기 탑승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 그와 인근 맥주집에서 맥주를 한 잔 하다 퇴근 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CESCE는 여름에는 오후 2시쯤 퇴근한다는 얘기를 듣고 제가 부러운 눈으로 퇴근하면 뭘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는 인근 대학에서 PF 강의도 하고 연기 연습도 한다고 답했습니다. PF 강의는 그렇다 치고, 연기 연습? 해서“연기? 무슨 연기?”하고 물었더니, 그는 쑥스러운 얼굴로 최근 한국 자동차 CF 하나 찍었다고 답변하면서 본인이 출연한 CF를 슬쩍 들이밀었습니다.
http://youtube.be/JS8_fbb1vyA 참조
빈 강당에서 연기 연습하는 모습이나 보여주겠지 하고 생각했던 나는 깜짝 놀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상에, 그의 핸드폰 화면에서 펼쳐지는 것은 최신 제네시스 CF였습니다. 출산이 임박한 와이프를 태우고 어찌할 바를 모르며 병원으로 운전하는 젊은 아빠의 모습부터 성공한 회사의 중역이 되어 기품 있게 차량 뒷좌석에 앉는 모습까지 전문 배우 못지않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특히 제가 본 적이 있는 CF라서 놀라움은 배가 되었습니다. “야... 너 이거 입이 근지러워서 지금까지 어떻게 참았냐?”고 물었더니, 그는 씩 웃으며 “니가 먼저 알아볼 줄 알았지”라고 말했습니다.
귀국해서 제 전임자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니 그녀는 씩 웃으며 “것 봐, 내 말이 맞지? 내가 사람 보는 눈은 있다니까~”하고 매우 즐거워했습니다. 저는 “암요. 그럼요~” 하고 맞장구칠 수밖에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