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파이낸스 강의/제2강(참고자료2)

글로벌 ECA 동료 에피소드 2 (JBIC) : He is slave!

by 화상 바오로

미국 학교에서 수업을 듣다 보면 아무래도 동양인들은 동양인들끼리 뭉치게 됩니다. 생김새뿐 아니라 문화적 배경이 비슷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한 번은 수업시간에 발표할 일이 있었는데, 일본 학생이 발표한 내용은 제가 제일 잘 이해했고, 제가 발표한 내용은 일본 학생이 제일 잘 이해했습니다. PF 실사 출장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합니다.


일본의 수출입은행은 JBIC(Japan Bank for International Cooperation)입니다. JBIC에서 출장을 온 이는 S였는데, 부모님이 외교관이라 어릴 때 외국에서 지낸 경험이 많아 외국어에 능통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굳이(?) 서로 친하게 지낼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저녁, 사업주와 대주단 모두가 함께 하는 저녁자리가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다른 프로젝트 관련 컨퍼런스 콜을 할 일이 있어 조금 늦게 참석했습니다. 그랬더니 S가 화급한 손짓으로 저를 부르는 게 아니겠습니까? 희한하다고 생각하면서 그의 맞은편에 앉았습니다.


그의 얼굴이 꽤 상기되어 있길래 왜 그러느냐고 물었더니, 조금 전 자신의 직상급자인 팀장이 재무성으로 파견을 가게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수출입은행도 업무협력을 위해 기획재정부 등 정부에 직원을 파견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실무자급입니다. 해서 물어봤습니다. “팀장이 왜? 재무성에 파견 가면 보직은 있니?”라고 물으니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 구태여 왜 재무성에 파견을 가느냐고 물었더니 그 팀장이 다음번 인사에 두바이 사무소 근무를 희망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아... JIBC 직원 인생도 쉽지 않구나...)


그 팀장은 S와 죽이 잘 맞는 사람이었기 때문에, 저는 “아, 거 참... 안타깝게 되었네. 그나저나, 당신 팀장도 좀 힘들겠다. 아무리 1년 남짓한 파견 근무지만 그 나이에 보직도 없이 어떻게 견디냐?”라고 했더니 그는 맥주를 쭉 들이키고 나서 “Yes, he is slave!”라고 외쳤습니다. 저는 순간 “푸흡!”하고 입에 머금고 있던 맥주를 뿜은 후 한참 동안 낄낄거렸습니다. 아마 이런 행동은 어떤 말보다 그에게 위로가 되었던지, 다음 출장부터 S와 저는 옆자리에 같이 앉게 되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제가 오기 전 같은 얘기를 유럽 ECA 직원들에게 얘기했지만 이들은 아마 응? slave? 왜? 뭐 이런 반응을 보였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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