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파이낸스 강의/제3강(2)
프로젝트 구조
3-2. 서브계약
① EPC 계약 및 D&B 계약
EPC 계약 및 D&B 계약은 양허계약 등을 체결함에 따라 프로젝트 회사가 부담하게 된 건설 리스크를 건설회사 앞 pass-thru 시키는 계약입니다. 일반적인 대형 공사의 경우 cost-plus 계약을 많이 활용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건설 지연 및 비용초과 리스크를 프로젝트 회사가 지도록 하기 때문에 대주단이 잘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시공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누군가는 이로 인하여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하는데, cost-plus 계약을 체결한 경우 책임소재를 가리는 데 많은 시간을 낭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1)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건설회사가 책임지지 않아도 될 부분2) 또는 불가항력을 제외하고) 건설과 관련된 모든 책임을 건설회사가 지게 하는 방식의 계약이 LSTK 방식의 EPC 계약 또는 D&B 계약입니다. 물론 cost-plus 계약을 체결한 경우보다 건설회사가 부담하는 리스크가 더 크기 때문에 cost-plus 계약보다 계약금액은 다소 비싸나, 실제로 cost-plus 계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추가비용이 요구되는 일이 흔하기 때문에 최종 건설비용에는 큰 차이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여러 패키지로 이루어진 EPC 계약을 수행하기 위해 다수의 건설회사들이 컨소시엄을 이루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도 프로젝트 회사는 문제가 발생했을 때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하나의 건설회사를 지정해 놓아야 합니다. (컨소시엄 내 책임 분배는 그들끼리 별도로 계약을 통해 체결하게끔 하면 됩니다) 이러한 원스톱 책임은 영어로 single point of responsibility라고 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책임소재를 미리 분명히 밝혀놓아야 나중에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원활하게 해결을 할 수 있습니다.
건설계약 내용 중 대주단이 아마도 가장 자세히 들여다보는 부분은 건설계약을 성실하게 이행하게끔 하기 위한 각종 계약적 장치일 것입니다. 공기지연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는 공기지연 LD(liquidated damage), 성능미달 리스크에 따른 손해를 보상하는 성능미달 LD가 대표적입니다. 전자는 공기지연 하루당 보상해야 하는 금액, 후자는 성능미달 정도에 따라 일시금으로 지급해야 할 금액을 지칭합니다. LD로 책정되는 금액은 해당 리스크가 현실화가 될 때 프로젝트 회사가 입을 피해를 미리 산정하는 과정에서 책정되는데, 통상 그 한도는 EPC 계약금액의 10~20% 수준이 됩니다. 그러나, 프로젝트에 발생한 손해가 LD 총 한도를 넘어서는 경우 프로젝트 회사는 기존 건설회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건설회사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3)
또한 건설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프로젝트 회사는 건설회사로부터 선수금환급보증, 계약이행보증, 하자보증, 그리고 유보금 등 추가적인 채권보전장치를 징구합니다. 이러한 각종 보증(bond)은 통상 신용등급이 양호한 금융기관이 발급합니다. 그리고 유보금은 프로젝트 회사가 공사대금 일부를 완공 시까지 지급하지 않고 유보시켜 놓는 제도입니다.4)
그러나 이러한 계약적 장치, 그리고 각종 채권보전장치들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실제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프로젝트 회사가 입은 손해를 다 커버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러한 계약적 장치 및 채권보전장치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험이 풍부한 건설회사 그 자체일 것입니다.
한편, EPC 계약에는 건설회사가 확정된 날짜까지 프로젝트를 완공하게끔 하기 위하여 다수의 프로젝트 완공일들이 기재됩니다 - ① 기계적 완공일(mechanical completion date, 프로젝트 가동 준비가 끝난 날), ② 초기 완공일(initial acceptance date, 건설물이 프로젝트 회사에게 이전되는 날), 그리고 ③ 최종 완공일(final acceptance date, punch list 처리 등 건설계약의 모든 내용이 처리한 날) 등이 그것들입니다.
건설회사가 기계적 완공일과 초기 완공일을 지키지 못할 경우 LD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리고 최종 완공일은 하자보증 책임까지 완료되어 더 이상 건설회사가 할 역할이 남아있지 않은 날을 뜻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날짜들은 PF 금융계약의 완공일과는 다른 개념임을 인지해야 합니다. PF 금융계약에서의 완공일은 통상 최종완공일(final completion date), 또는 재무적 완공일(financial completion date) 등으로 불리는데, 이는 통상 초기 완공을 달성한 상태에서 대주단이 요구한 각종 기술적/재무적 요구사항들이 전부 충족된 상태를 일컫습니다. 이와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제6강을 참조하세요.
요약하겠습니다. EPC 계약 및 D&B 계약은 발주처가 프로젝트 회사 앞 부과하는 건설 관련 리스크(① 정해진 시간 내에 지을 수 있을 것인가? ② 정해진 비용으로 지을 수 있을 것인가?)를 건설회사 앞 이관하는 계약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역으로, 건설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 건설회사가 프로젝트 회사 앞 요구하는 사항들이 양허계약 등에 반영(back-to-back)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② 운영계약
EPC 계약의 설명 구조를 반복하자면, 운영계약은 양허계약 등을 체결함에 따라 프로젝트 회사가 부담하는 운영 리스크를 운영회사(operator) 앞 pass-thru 시키는 계약입니다. 통상적으로 프로젝트 회사는 신설회사이기 때문에 프로젝트 운영에 대한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대주단은 경험이 풍부한 회사가 운영을 맡아주기를 희망합니다. 물론 통상 SI5)로 참여하는 사업주가 프로젝트 운영까지 책임지게 되는데, 이 때 해당 SI와 프로젝트 회사는 상호 간 책임과 의무를 명확히 하는 계약6)을 체결하게 됩니다.7) 그러나 사업주의 도움이 없고, 프로젝트 회사 또한 자체적으로 프로젝트를 운영할 능력이 없다면 제3자와 운영계약을 체결하여 운영을 맡기게 됩니다.
운영회사는 통상 프로젝트 가동 준비단계(mobilization)부터 개입하게 됩니다. 운영계약의 효력이 발생하는 순간은 계약상 운영단계부터이지만, 결국은 해당 프로젝트를 이전받아 운영해야 하는 주체가 운영회사이기 때문에 미리부터 개입을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건설회사와 운영회사는 이러한 경험들이 풍부하기 때문에, 건설단계에서 운영단계로 전환하기 위하여 필요한 협력을 다 할 것입니다.
한편, 운영회사가 프로젝트 운영의 전반을 책임진다고 하더라도 인사, 행정, 재무 등과 관련된 모든 사항들을 결정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이 경우 운영회사에 대한 의존성이 지나치게 커져, 프로젝트 회사가 추진하고자 하는 방향에 변경이 생길 경우 이를 적절히 반영하기가 어렵게 됩니다. 그러므로, 프로젝트 회사는 주인의식을 가지고 적절히 운영회사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합니다.8)
운영계약에서 아무래도 가장 신경을 많이 쓰는 부분은 인센티브와 페널티 구조일 것입니다. 프로젝트가 예상보다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경우 사업주들이 초과수익을 얻을 수 있으니 마찬가지로 운영회사에게도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할 것이고, 반대의 경우 운영회사가 받을 수 있는 수수료에서 일정 금액을 차감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발전사업 등 에너지 사업의 경우 프로젝트의 성공적인 운영을 정의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 않지만, 병원사업 등의 경우 잘 운영된다는 것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하여 합의하기가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운영회사는 재무능력이 탄탄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프로젝트에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운영회사 앞 징구할 수 있는 금액은 1~2년 서비스 수수료에 해당하는 페널티가 전부일 수도 있습니다. 이는 아마도 프로젝트 회사가 발주처 앞 보상해야 할 금액에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므로 EPC 계약과 마찬가지로 운영계약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하는 것은 계약으로 보장된 각종 약정과 채권보전장치라기 보다는 경험이 풍부한 운영회사 그 자체일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대주단은 운영계약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크게 신경을 쓰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대주단은 완공테스트라는 강력한 수단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완공테스트 기간에 문제가 발생될 경우, 대주단은 프로젝트 회사에게 이를 보완하게끔 하기 때문입니다. 이 장치는 사업주의 완공보증과 결합할 경우 매우 강력한 대주단의 채권보전장치로 작동하는데, 상세한 내용은 제6강을 참조하세요.
③ 원재료 공급계약
원재료 공급계약은 프로젝트 회사가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체결하는 계약입니다. 한편, 누군가의 원재료 공급계약(supply contact)은 다른 누군가에게 제품 판매계약(offtake 계약)이라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원재료 공급자에게 가혹한 조항이다 싶은 내용은 프로젝트 회사에게는 매우 유리한 조항이 된다는 얘깁니다.
원재료 공급계약을 검토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재료 공급계약에 내재해 있는 리스크를 offtake 계약으로 이전시키는 작업입니다. 예컨대 원재료 공급계약의 force majeure 조항이 offtake 계약의 force majeure 조항과 서로 유사하게 구조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프로젝트 회사는 원재료를 공급받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제품을 무조건 판매해야 하는 처지에 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Back-to-back이 핵심입니다.
한편, 프로젝트 회사는 통상 take-or-pay 방식으로 원재료를 공급받습니다. 이는 말 그대로 정해진 물량을 프로젝트 회사가 가져가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 이에 해당하는 금액을 공급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공급자 입장에서는 물량(volume)과 가격(price) 리스크 모두를 프로젝트 회사가 지도록 한 방식입니다.9) 다만 어떠한 경우에도(hell or high water) 해당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 것은 아닌데, 그 대표적인 경우가 위에서 언급한 force majeure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이와 유사한 방식이지만 조금 다른 take-and-pay 방식이 있습니다. 이 방식은 프로젝트 회사가 필요한 만큼의 물량에 대하여서 대금을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프로젝트 회사에게 유리한 방식이지요. (반대로 offtake 계약이라면 프로젝트 회사에게는 불리하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대주단은 일반적으로 take-and-pay 방식의 offtake 계약은 수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주단이 가장(?) 좋아하는 tolling 방식이 있습니다. 이는 원재료 공급자가 책임지고 원재료를 공급하고, 프로젝트 회사가 생산한 제품을 스스로 인수하는 방식입니다. 떡방앗간을 생각하면 쉽습니다. 프로젝트 회사는 원재료 조달 및 판매 리스크를 지지 않고, 단순히 원재료를 제품으로 만드는 제작공정에 대하여만 책임지면 됩니다.
그리고 자원개발 프로젝트 등에서 많이 사용되는 방식으로 전량 공급(output dedication) 또는 매장량 공급(reserve dedication) 방식이 있습니다. 이는 특정 공급처에서 생산되는 원재료 전부를 해당 프로젝트에 제공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의 계약과 관련하여서는 해당 유전 등에 매장량이 풍부하게 존재하는지에 대하여 매장량 자문사 등을 통해 점검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비싼 비용을 들여 대체 원료를 구해야 하니까요.
약간 다른 주제이긴 한데, 원재료 공급계약 또는 offtake 계약에서 발생하는 프로젝트 회사가 받을 매출채권(receivables) 또한 (당연하게도) 대주단의 채권보전장치가 됩니다. 에너지 사업에서 매출채권의 크기는 프로젝트 회사 전체 운영비용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tolling 구조에서10), 원재료 공급계약에 따른 매입채무(payables)와 offtake 계약에 따른 매출채권(receivables)을 서로 상계(set-off)시키지 않도록 체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11) 이러한 조치를 통하여 프로젝트 회사에 부도가 발생했을 때, 대주단은 (매입채무와 상계한 금액이 아닌) 매출채권 전부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실제 제가 겪었던 상황은 제9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원재료 공급계약은 프로젝트 회사가 안정적으로 원재료를 공급받기 위한 계약이라는 것, 그 방법은 take-or-pay, take-and-pay 및 tolling 등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원재료 공급계약과 offtake 계약 간의 권리의무를 일치시키는 작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④ 보험계약
각종 프로젝트 계약에서 적절히 기술된 force majeure 조항의 효과는 일방의 계약 당사자가 force majeure로 인하여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이를 그대로 계약위반으로 하여 계약을 해지시키지 못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계약의 안정성을 더해줍니다. 그러므로 상대방의 계약의무 위반을 사유로 하는 계약 해지권은 force majeure로 인하여 계약적 의무를 이행할 수 없는 상대방에게는 적용될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주단은 각각의 프로젝트 계약에서의 force majeure 조항의 정의가 서로 일치하도록 요구하는 것입니다. 이는 충분히 가치 있는 요구이나, 문제는 완벽하게 달성하기 어려우며, 게다가 부주의로 인하여 계약서에 제대로 반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한편, 이와는 별도로 back-to-back을 통하여서도 리스크를 경감할 수 없는 경우들이 존재합니다. 보험은 바로 이러한 경우를 대비하기 위하여 존재합니다. 보험계약은 엄밀하게 말해 서브계약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프로젝트 파이낸스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합니다. 계약구조로 해결할 수 없는 위험을 경감시켜 주는 역할을 할 뿐 아니라, 대주단의 채권보전장치로도 기능하기 때문입니다.
보험계약은 크게 건설기간 중 보험과 운영기간 중 보험으로 구분됩니다.12)
건설기간 중 보험 중 건설공사보험(Construction All Risks, CAR)은 프로젝트 건설 및 기자재 등에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면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입니다. 한편, CAR로 보상받을 수 있는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그로 인한 공장 가동 지연에 따른 기회비용을 보상하는 보험이 있습니다. 이는 가동지연보험(Delay in Start-up)이라고 합니다. 가동지연보험이 커버하는 범위는 추가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 이자, 고정비용, 페널티 등입니다.13) 한편 가동지연보험료는 매우 비싸기 때문에 사업주들이 가입하기를 꺼려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신용도가 양호한 사업주가 완공보증을 제공한 경우, 가동지연보험 가입의무는 면제해 주어도 되지 않을까 판단합니다.
운영기간 중 보험14) 또한 유사한 구조를 지니고 있습니다. 프로젝트에 물리적 손실이 발생한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운영보험(Operation All Risks, OAR)이 있으며, 사업중단에 따른 피해를 보상해주는 사업중단보험(Business Interruption Insurance, BII)이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BII 보험료는 비쌉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가동지연보험 및 사업중단보험은 CAR 또는 OAR의 대상이 되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경우에 대하여만 보상을 한다는 것입니다.15) 이 외 전국적 노동쟁의, 자연재해 등으로 인하여 프로젝트 회사 부지 밖에서 발생하는 손실이나, 전쟁, 테러 등과 관련하여 발생하는 손실에 대하여 추가적으로 보호를 받고 싶다면 force majeure 보험에 별도로 가입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특정 지역에서(예컨대 중동이나 아프리카의 경우) 테러리즘 보험은 존재하지 않거나 보험료가 너무 비싸 가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사업주16) 또는 사업소재지국 정부가 최후의 보루가 되어 보험을 제공하는 일도 가끔 있습니다.17)
한편, 보험증서는 대주단의 채권보전장치로 제공되는 만큼 대주단은 프로젝트 회사에 보험과 관련하여 다양한 요구를 하게 됩니다. 예컨대, 대주단을 보험증서의 공동 수혜자(additional insured)로 기입하게 한다든지, 보험금 수취인(loss payee)은 대주단의 담보 수탁인으로 하게 한다든지, 보험회사는 보험금 지급 이후에도 대주단에 대하여 대위권을 포기하게 한다든지(waiver of subrogation), 또는 보험증서에 non-vitiaion 조항18)을 넣게 하는 등입니다. 그러나 보험시장은 유동적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따라 이 모든 것들을 모두 다 보장받을 수 없을 수도 있습니다. 보험 브로커(broker)는 바로 이러한 상황에서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보험 브로커는 프로젝트 회사가 프로젝트 수행에 요구되는, 그리고 현재 보험시장에서 구할 수 있는 적절한 보험에 가입했다는 내용을 대주단에게 확약합니다. 물론 대주단의 보험 자문사는 이러한 내용이 사실인지 점검을 합니다.
보험과 관련하여 더 궁금한 사항은 별도 자료를 참조하고, 여기서는 보험계약이란 프로젝트 계약 구조화(즉, 주로 back-to-back)만으로는 다 메울 수 없는 거래 관련 리스크들을 커버하는데 활용된다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이 강에서는 프로젝트의 구조도, 그리고 프로젝트의 주요 서브계약들에 대하여 살펴봤습니다. 많은 프로젝트 파이낸스 교재는 프로젝트 서브계약에 대하여 상세하게 설명하기보다는 거래 관련 리스크를 통해 약식으로 다룹니다. 그러나, 거래 관련 리스크를 분석하는 틀은 이러한 다양한 프로젝트 계약들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계약들을 공부하지 않고 거래 관련 리스크만 공부하는 경우 심사 역량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저는 조위한이 1609년(광해군 1년)에 실시한 증광문서에서 제출한 책문을 보고 연신 감탄사를 내뱉을 수밖에 없습니다.
광해군은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위기를 구제하려면‘이라는 시제를 던졌고, 조위한은 (립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임금에게 목을 내어놓고) ‘학문을 닦는 것에 관한 실상‘과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간언했습니다.
... 그러나 요즘 경연에서 강론하고 토론하는 책이 늘 주역뿐이나, 이 것은 차례를 뛰어넘는 폐단에 가깝습니다. 음과 양이 줄어들고 자라는 이치와, 길함과 흉함이나 뉘우침과 애석함의 조짐은 글자에서 추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공자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에게 몇 년만 더 주어져서 마침내 역을 공부할 수 있다면...” 그런 만큼 주역이란, 정치원리에 두루 통달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겨우 고기 어魚자와 노나라 노魯자가 다름을 아는 정도의 수준인 신하들이 강의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이것이 전하께서 학문을 하겠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그것이 겉만 번지르르한 문구에 지나지 않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10가지 조항이 바로 전하의 가장 큰 문제점인데, 사실은 조정의 신하들이 어려워서 말씀드리지 못하고 전하께서도 듣기 싫어하시는 것입니다.19)
오늘 강의는 여기서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1) 해외공사에서 분쟁이 발생하는 것은 병가지 상사와 같은 일입니다. 그래서 해외건설협회나 법무법인 등에서는 해외건설 클레임 강좌 등을 개설해놓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건설회사 입장에서 클레임 관리는 공사 수익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2) 프로젝트 부지 준비, 건설에 필요한 인허가 취득, 건설에 필요한 유틸리티 확보 등입니다.
3) 그러나 이는 실행하기 매우 어려운 옵션입니다.
4) 물론 건설회사가 유보금을 가져가는 대신 유보금 보증을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5) Strategic Investor의 약어로 전략투자자를 의미합니다. 이와 반대되는 투자자로서는 FI(Financial Investor)가 있습니다. 이들은 전략투자자들과는 달리 투자수익만을 노리고 지분을 취득하는 이들입니다.
6) 예컨대 Technical Support Agreement, Magagement Support Agreement와 같은 계약들을 말합니다.
7) 한편, 사업주는 그러한 지원이 PF의 제한소구 원칙을 깨지 않도록 하기 위해 계약 문안 작성에 심혈을 기울이게 됩니다.
8) 마찬가지로 발주처인 정부는 프로젝트 회사를 적절히 모니터링하고 감독할 권리를 보유해야 할 것입니다.
9) 가격이 시장에서 정해지는 상품의 경우, 물량 리스크만 프로젝트 회사가 수용하고 가격은 시장가격에 따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이러한 방식의 계약은 long-term supply contract라고 일컬어지는데, 그 용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격 리스크가 열려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10) 즉, 원재료 공급자와 제품 구매자가 동일한 경우를 의미합니다.
11) 유사한 상황으로, 대주단 대리인(agent)이 관리하는 프로젝트 계좌는 프로젝트와 상관없이 프로젝트 회사가 별도로 보유하고 있는 동사 명의의 타 계좌와 상계 처리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통상 이 내용은 대주단간 계약(intercreditor agreement)에 포함됩니다.
12) 물론 기자재 등을 운송하는 경우 해상보험(marine insurance) 등에 가입해야 합니다.
13) EPC 계약에서의 가동지연 LD 금액 또한 유사한 방식으로 산정됩니다.
14) 운영기간 중 보험은 통상 매년 갱신됩니다.
15) 그러므로 CAR 또는 OAR 보험을 취급하는 동일한 보험사가 가동지연보험 또는 사업중단보험을 취급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야 보험사고를 보다 명확히 판단할 수 있으며, 각종 보험들 간 연계성을 명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16) 사업주가 해당 사업 목적만을 위하여 사업소재지국에 보험회사를 별도로 설립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7) 비싼 보험료를 내는 것보다는 이러한 방식이 발주처로서는 VfM을 확보하는 방식일 것입니다. 그리고 절약한 보험료만큼 서비스 사용료를 축소할 수 있을 것입니다.
18) 공동으로 보험에 가입한 이가 보험증서를 무효화하는 행위(예컨대 중요한 정보를 숨기는 행위 등)를 한다 하더라도 나머지 대주들에게는 해당 보험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내용을 확인하는 조항입니다.
19) 「책문」(김태완) 제6장 “지금 이 나라가 처한 위기를 구제하려면 – 광해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