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끝자락, 책상 앞에 앉아 있던 나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올 가을엔 뭔가 특별한 걸 해보고 싶다고. 매년 비슷하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가을의 마지막을 조금 더 의미 있게 보내고 싶었다.
그러던 중 알게 된 것이 '서울뮤직페스티벌'이었다. 서울시가 주최하는 무료 음악 축제라니.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로이킴, 이무진, 카더가든 같은 아티스트들을 무료로 볼 수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으니까.
11월 1일과 2일, 양일간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문화마당에서 열리는 이 페스티벌은 생각보다 제대로 된 구성이었다. 각 공연마다 200분이 넘는 시간 동안 쉬는 시간 없이 이어지는 음악의 향연.
토요일 저녁 5시 30분, 일요일 오후 4시. 이 시간대가 참 절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 오후를 여유롭게 보내다가 음악과 함께 저녁을 맞이하는 것. 가을 공기와 함께 듣는 라이브 음악이라니, 상상만 해도 좋았다.
더 픽스, 로이킴, 카더가든, 터치드, 이재훈, 엔플라잉. 이날의 라인업을 보며 고민에 빠졌다. 카더가든의 감성적인 발라드를 들으며 가을 저녁을 보낼 것인가, 아니면 다음 날을 선택할 것인가.
임태경, 바다, 이무진, 김현철, 이승윤, 국카스텐. 일요일 라인업도 만만치 않았다. 이무진의 보컬은 직접 들어보고 싶었고, 국카스텐의 록 사운드는 주말의 마무리로 완벽할 것 같았다.
티켓링크를 통해 예매할 수 있는데, 전석 무료임에도 1인당 2매까지 신청이 가능하다. 혼자 가도 좋고, 누군가와 함께 가도 좋은 선택지가 있다는 것. 이게 이 페스티벌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
선착순이라는 말에 마음이 조급해졌다. 인기 있는 무료 공연은 금방 마감되기 마련이니까. 예매 오픈 시간을 체크해두고, 티켓링크 회원가입을 미리 해두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문화비축기지는 야외 공간이다. 11월 초의 저녁 공기는 제법 차갑겠지. 편한 옷과 따뜻한 겉옷은 필수다. 전체관람가이니 가족과 함께 가기에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연 시간이 꽤 길다는 것도 미리 알아두면 좋다. 약 200분,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인터미션 없이 진행된다. 하지만 이 시간이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들의 무대가 이어지는데, 어떻게 지루할 수 있겠는가.
서울에 살면서 이런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았다. 유료 페스티벌도 아니고, 시에서 시민들을 위해 준비한 축제라니. 가을의 끝자락에서 음악과 함께 만드는 추억, 생각만 해도 벌써 기대가 된다.
11월의 어느 저녁, 문화비축기지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음악이 흐르는 그 공간에서, 우리는 같은 노래를 듣고, 같은 가을 공기를 마시며, 각자의 방식으로 이 순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