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으로 그분의 가는 길을 보지 않아 다행이다
생각하면서도 그분이 외롭게 가진 않았을까 걱정이 되어 종종 기억이 나는 환자분이 계신다
수액을 꽂을 라인은 너무나 없고 너무나 잘부어서 항상 고생했던 분.
PlCC라도 하는 게 어떨까 물어봤었던 분이다
그럴 때면 곧잘 곧 퇴원할 건데..라고 대답하셨던 분
정확히 어떤 암인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여러 군데 전이되고 뼈까지 전이되어 등 쪽으로 통증을 많이 호소하던 분이었다
곧잘 농담도 잘하시고 내가 힘들어 보일 때면 "내가 뭐라 해줄까?" 하며 무엇인가 힘이 되는 분이었었다
밤에 근무를 할 때면 본인은 등 쪽 통증으로 아파하며 잠도 못 이루고 했다. 어떤 날은 밤에 휴게실에서 어떤 환자분이 티브이 소리를 크게 하며 혼자 보고 계셨다. 줄여봤지만 다시 올리곤 해서 포기했었는데 간호사실에 와서 "저 왜 저리 티브이 소리를 크게 틀었나.. 내가 뭐라 해줄까!? 거 소리 좀 줄이소!" 그분에게 들릴 듯 말듯한 소리로 소리치는 모습으로 미소 짓게 했던 분
가끔은 너무 편해서 그런가 "아.. 아저씨.."라고 해도 허허 웃어넘기던 분
입원한 지 일주일 정도 됐을까 젠틀한 어떤 할아버지께서 조용히 돌아가셨다. 그 분과 몇 차례 이야기를 했던 아저씨는 그분이 간호사실에서 돌아가시자 "그분 돌아가셨나?"라고 물었고, 암묵적으로 그렇다는 나의 말에 아저씨는 "나도 저렇게 죽고 싶다. 참 조용히 편안히 돌아가시던데.."라는 말에 "아니에요..!"라고 대답하면서도 어느 정도 아저씨는 준비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뼈까지 전이된 사람의 예후는 몇 번 보았기 때문에...
입원한 지 2달 만에 겨우 퇴원하셨지만 <열이 계속 나고 암성 통증으로 모르핀을 맞으셨다> 일주일도 안되어 통증 조절도 안되고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지면서 다른 병동에 입원하셨다.
그분의 기록은 이삼일 정도 일반병동에 있었으며, 호스피스에 전실 가고 나서 하루 만에 돌아가셨다
그분의 기록은 그분의 바람대로였을까 간호과정에는 힘없이 조용히 누워있음. 이 그분이 살아있을 때의 거의 마지막 차팅이었다
보호자가 없어 항상 형의 형수님이 종종 계셨으며, 형도 종종 오곤 하셨다. 나쁘지 않아 보이는 사이에 열이 나거나 힘이 들 때면 옆에 있으셨지만 어딘가 쓸쓸해 보인 건 왜였을까
한 번쯤은 더 보고 싶은 분이다 이미 가셨지만 절대 외롭지 않게 갔으면 하는 분이다 가는 길은 어차피 외롭게 홀로 가지만 외롭게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생각하게 하는 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