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숲멍 May 01. 2019

병명 비밀에 관하여

그대의 한 번인 인생에 관하여

인계장엔 병명 비밀이라는 사람들이 종종 보인다


1. 60세 남자 환자의 진단명: 췌장암 간 전이 위 침범

환자는 얼굴은 노랗고 식욕이 전혀 없으며 먹으면 소화가 전혀 안 되는 증상을 호소하였다

췌장암의 특징적인 소화불량. 아무래도 배도 살살 아파오며 자신이 큰 병에 걸린 것 같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보호자들은 그가 받을 충격에 대비하여 병명을 알리지 않은 상황. 간호사 의사 인계에도 그렇게 넘어왔다

그에게 병명 비밀이 의미가 있을까 생각하게 되었다

그는 아마 참을 수 없는 통증을 느끼고 자신의 몸상태가 나빠짐을 알 것이나 병명을 모른다

그렇게 자신의 마지막을 준비하지 못하고 갈지도 모르는 상황


2. 저의 작은 아버지

건강을 챙기셨던 작은 아버지는 두통과 구토, 눈앞 흐림으로 병원을 찾았다. 결과는 뇌종양.

첫째 날 검사를 하고 둘째 날 바로 보호자들의 동의로 수술을 들어갔다. 물론 작은 아버지는 알지 못하는 상황

마지막 수술실에 들어갈 때 이게 무슨 일이냐고 화를 낸게 가족과 작은 아버지와 한 마지막 정상적인 대화

수술은 길어졌고 피를 50 pint(그 지역 모든 피를 다 모았다)를 맞고 겨우 죽다 살아나 수술을 마쳤다

살아있었지만 반신마비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상황

이제는 누워서 콧줄을 꽂아 밥을 먹었으며 작은 아버지가 하는 이야기는 해석하기 힘들었으며 가끔 눈물을 흘렸다


그 전 작은 아버지는 똑 부러지는 사람이었으며 다른 사람을 도와주고 이해해주며 저의 아버지와 같이 50여 년을 사이좋게 지내며 이렇게 사이좋은 형제는 못 봤다 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그렇게 기대수명 1년이었으며 정말 1년 뒤 작은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정말 내 가까운 친척이 이런 일이 일어나니 느낀 점은 가족이지만 그분의 인생의 마무리를 지을 시간은 줬어야 하는 게 아닌지

그분의 알 권리와 결정권을 존중하는 것은 어떠했을지


정말 개인적인 이야기지만 병명을 알고 급격하게 나빠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자신의 병을 받아들이고 마지막 준비를 하는 사람도 있다. 또한 자신의 병을 극복하기 위해 항암치료를 하는 분이 있는가 하면. 통증 조절을 하며 남은 여생을 마무리하는 분이 있다.

마지막을 누군가에게 화를 낼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 고마움을 전할 수 있으며. 누군가에게 사과할 수 있으며. 마지막을 추억할 수 있으며. 사랑한다 말할 수 있으며.






작가의 이전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병동으로 전환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