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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인잠 Apr 19. 2019

인생의 갈피에서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생각해보며...

앤디 앤드루스의 <폰더 씨의 위대한 하루>를 보면 지금 내 나이쯤의 어느 가장이 나온다.      

데이비드 폰더라는 40대 중반의 가장이 인생의 막다른 상황에서 갑자기 역사 속으로 환상여행을 떠난다는 것을 플롯으로 삼고 있는 책이다.

폰더 씨는 여행을 통해 링컨, 솔로몬, 안네 프랑크, 콜럼버스, 대천사 가브리엘 등 7명의 인물들을 만나면서 인생의 고귀한 메시지를 선물 받는다.

이 7가지 선물로 인해 폰더 씨는 이제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인생을 맞으리라는 것을 예감하면서 환상에서 깨어난다는 것이 이 책의 주요 내용이다.     


밀린 집세. 딸의 급한 수술, 텅 빈 통장...

폰더 씨가 처한 막다른 상황에서 그는 자살을 선택한다.

자기도 알 수 없는 어떤 힘에 의해 환상 속으로 들어가게 되는데 각 인물들을 만나고 면담하는 상황이 펼쳐진다.

마치 어렸을 때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를 읽었던 때처럼 흥미로웠고 나도 어느새 책 속으로 진지하게 빨려 들어갔다.     



오늘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 - 안네 프랑크

무엇보다도 자네 자신을 먼저 용서해야 하네 - 링컨 대통령

인생이라는 게임에서 하프타임의 스코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인생의 비극은 인간이 그 게임에서 진다는 것이 아니라, 거의 이길뻔한 게임을 놓친다는 것입니다- 대천사 가브리엘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폰드 씨가 마지막으로 만난 가브리엘 대천사의 말이다.

가브리엘은 폰드 씨에게 사람들이 미처 이루지 못한 희망, 공상으로 끝낸 계획들이 가득 쌓인 창고를 보여주며 묻는다.

 "당신의 인생도 저기 넣어두고 싶은가?"라고...     




이 책을 20대에 읽었을 때에는 이렇게 까지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    

내가 창고 속에 넣어두고만 내 인생에 대해서 말이다.

나의 창고 속엔 아마도 어마어마한 인생의 보따리들이 쌓여있지 않을까.

폰더 씨와 내가 다른 것은 무엇인가.

포기하고 실망하고 그래서 버려두고 만 것들, 거기 어딘가에 내 꿈들이 해묵은 먼지를 덮어쓰고 놓여있는 것만 같다.

당장엔 이룰 수 없다고 생각해서 미뤄오고 회피해 온 것들, 가장 나다운 이야기들, 나를 설명할 수 있는 퍼즐 조각들 하나하나까지 찾아볼 참이다. 이제부터.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감명 깊은 인생의 조언들을 들을 수 있었다.

지금 다시 책을 꺼내봐도 묵직한 질문들을 주는 듯한 7가지의 조언.    



폰더 씨가 얻은 위대한 선물 7가지

1. 공은 여기서 멈춘다. 나는 나의 과거와 미래에 대하여 총체적인 책임을 진다.

2. 나는 지혜를 찾아 나서야겠다. 나는 남들에게 봉사하는 사람이 되겠다.

3. 나는 행동을 선택하는 사람이다. 나는 이 순간을 잡는다. 지금을 선택한다.

4. 나는 단호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 나의 운명은 이미 결정되었다

5. 오늘 나는 행복한 사람이 될 것을 선택하겠다. 나는 감사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다.

6. 나는 매일 용서하는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맞이하겠다. 나는 나 자신을 용서하겠다.

7. 나는 어떠한 경우에도 물러서지 않겠다. 나는 커다란 믿음을 가진 사람이다.        


 



이 책을 읽었을 때, 이 7가지의 말을 지키고자 노력했다면 어땠을까?

지금은 좀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게 되었을까?

가보지 않은 미래에 대해서는 막연한 동경과 환상이 있다. 지금 내가 뭔가 잘못된 길로 가고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과거에 내가 선택한 길이 틀려서라고. 그 옆의 길을 택했다면 달랐을 거라고 믿고 싶은 것, 그렇게 생각하고 나면 마음이 왠지 편안해지는 것도 같아서...

그런데 길지 않은 인생을 살아봤어도 알게 되는 건, 인생의 길은 이쪽 아니면 저쪽, 두 갈래 길만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길은 수만 갈래로도 나뉘고, 그 길에 함께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그래서 길은 마냥 힘들고 고달프지만은 않고, 때에 따라 쉬기도 하고 웃기도 하면서 동행하는 길이었다는 것이다.

다만 내 눈이 무엇을 보고, 내 마음이 무엇을 마음에 담았는지에 따라 나의 고통과 좌절의 크기가 달랐던 것은 아닐까.

뒤돌아보면 힘든 순간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형통했고 원만했고 잘 헤쳐 나온 것 같기도 하다.    

     

종종 내가 잊고 다시 안일해지거나 포기하는 상황이 된다면, 내 스스로에게도 이런 질문을 던져보아야 겠다.


"당신의 인생도 저기 넣어두고 싶은가?”    




***내맘에say : 아니요, 아니요, 넣어두지 않을거예요. 내 삶에서 물러서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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