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살 아이의 새해 다짐 "이제 울지 않을 거예요"

by 아인잠

새해 들어 일곱 살이 된 막내가 다가와 물었다.


"어떻게 하면 언니 오빠처럼 용돈을 모을 수 있어?"


설거지를 하면서 무심코 말했다.

"용돈이 필요해졌어? 이제 용돈을 모으고 싶어 졌어?"


아이는 언니 오빠처럼 용돈을 많이 모아서 사고 싶은 것을 사고 싶다고 했다.

명절이라 갖고 싶은 선물을 하나씩 사주면서 용돈을 꺼내 쓰게 했는데, 막내는 살아온 연차에 비해 모아놓은 용돈이 부족했다. 그래서 언니 오빠의 저금통과 확연히 비교가 되었고 어린 마음에도 꿈틀거리는 마음이 느껴졌나 보다.


"그래? 그럼 우리 집에서는 용돈을 모을 수 있는 몇 가지 규칙이 있는데, 엄마가 도움이 필요할 때 도와준다던가, 자기가 노력해서 할 수 있는 일을 성공한다던가..."


그때 막내가 물었다. '어떤 걸 노력하면 될까?'


그래서 말했다. 어릴 때부터 떼를 쓰거나 잘 울곤 했는데 6살, 7살 되면서 많이 줄어들긴 했다. 그래도 일곱 살이니 이제 확실히 덜 울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그랬더니 막내가 한참 생각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내가 아주 안 울 수는 없고, 언제 울면 좋겠는지를 생각해보고 말해줄게."


그리고 잠시 생각하더니 이제 생각이 정리되었다며 나에게 다가왔다.


막내가 약속한 새해 다짐은 이렇다.


이제 많이 울지 않고 최소한 3가지 경우에만 울도록 노력하겠다.


하나. 넘어져서 무릎이 까졌을 경우, 피가 나면 운다.

하나. 무서운 영화를 보거나 무서움을 느끼면 운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나는 그다음 말에서 뭉클 눈물이 맺혔다.


하나. 10가지의 소원이 이루어지면 운다.


10가지 소원이 뭐냐고 물어보니, 일곱 살 답게 주로 갖고 싶은 선물에 대한 이야기, 가고 싶은 여행에 대한 이야기였지만, (고맙게도 엄마 아빠가 예전처럼 같이 살자고 말하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10가지의 소원을 이룬다는 것이 사람이 눈물 날 정도로 감동적인 순간이라는 것을 생각해냈고, 말하고 표현했다는 것이 이쁘기 그지없었다.


일곱 살 인생에서 눈물이란?

꼭 필요한 것. 필살기 무기. 버릴 수 없는 것.


그러나 이제 미련 없이 정리하려는 막내에게 박수를 쳐줬다.


막내의 꿈이 이루어질 때, 내가 먼저 울지 모르겠다.


나의 10가지 소원은 무엇인가 써보고 싶은 마음, 그러나 차마 쓸 수 없는 것은, 소원을 지켜내기가 어려움을 알고 일곱 살의 마음으로 꿈꾸는 바람이 조금은 퇴색해버린 것 같아서... 그것은 마치 나의 뇌가 뇌경색으로 잃어버린 부분만큼인 것 같아서.



>>> 소원과 여행의 공통점.


#즐겁다

여행 : 비행기 출발 전, 공항 도착 점.

소원 : 소원을 꿈꿀 때, 소원이 이뤄진 때


#힘들다

여행 : 여행가서 쓰는 돈은 안아깝다, 모으기가 힘들지

소원 : 소원을 꿈꾸는 것은 안힘들다, 이루기가 어렵지


#보람있다.

여행 : 혼자 하는 여행도, 같이 하는 여행도 의미있다.

소원 : 혼자 꾸는 꿈도, 함께 꾸는 꿈도 의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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