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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영주 Dec 12. 2024

작년에 썼던 그 트리, 죽지도 않고 또 왔네

미리 메리 크리스마스





아이의 어린이집 등원을 마치자마자 향한 시장.


시장에서 반찬거리를 사고,

집 앞 빵집에 들러 식빵을 하나 사 왔다.


냉장고에 넣으며 장을 정리하고 나니

겨울이 다가왔음에도

아직은 고요한 우리 집이 눈에 거슬린다.



작년에 선물 받았던 큰 트리.


이사 오면서도 야무지게 챙겨 와

베란다에 넣어뒀던 트리를 꺼냈다.


내 키보다 훌쩍 큰 트리를

작년엔 남편과 함께 설치했었는데,

올해는 혼자다.


작년보다 일이 많아져 바빠진 남편을

기다리기만 하다가는 

올해 크리스마스가 끝날 것 같으니

그냥 혼자서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렇게 오전시간을 꼬박 써서 완성한 트리 //






어린이집을 마치고 돌아와

거실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트리를 발견한 아들은

산타할아버지가 벌써 온 거냐며

잔뜩 설레어했다.


아침까지만 해도 연말 분위기는 나지 않던 집이

너무 고요하고 조용한 거 아닌가 싶던 집이

트리 하나 설치했다고 확 달라졌다.





어린 시절

친구들 집엔 연말만 되면 트리가 있기도 하고

크리스마스라고 케이크를 만드는 친구들을 보며 

우리 엄마아빠는 이런 걸 안 하는 걸까라는

불만만 가득하던 때가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결혼을 한 이후로는 

매해 작은 트리를 사기도 하고

작은 케이크라도 불기도 하며

우리만의 연말을 맞이했던 나.




가족끼리의 즐거운 연말파티를

늘 소망하던 나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30대가 되고서야 드디어 받게 되었다.



엄마 산타할아버지한테 

아기상어 자동차 받고 싶어-


연말이 뭔지도 모르는

올해가 끝나가고 있다는 게 무슨 뜻인지도 모르는

우리 아들의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에게 선물 받는 날이라며

한껏 기다리고 있는 우리 아들에게

크리스마스 선물이 뿅 하고 나타날 수 있게

부지런히 준비해 놔 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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