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6시 20분 울리는 알람에
출근 준비를 하는 남편.
6시 40분이 되면
출근을 위해 집을 나서는 남편과
아빠를 따라 일어나는 건지
뭔지 모를 이유로
늘 함께 일어나는 아들.
덕분에 늘 아침 7시가 되기 전
하루를 시작하는 나.
일찍 일어난 덕분에
별 거 없는 커피 한잔도
여유롭게 기록할 수 있다.
등원하기 전 아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보통의 아침.
모두가 떠난 오전,
집안일을 마치고 가만히 방에 앉아
창 밖에서 들어오는 빛을 구경할 수 있는 순간.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창밖의 화려함을 가만히 볼 수 있는 여유로움.
집에 있기 심심한 날엔
집 근처 카페에 들려
커피 한 잔과
책 한 권을 펼쳐보기도 하는 여가시간.
그 모든 게
하루를 안전히 보낼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단 사실을 지금에서야 알았다.
한 밤중 떨어진 계엄령에
괜히 다 떨어져 가는 쌀이 생각나
집에 라면이고 쌀이고 미리 사둬야 하나라는
불안감이 돌아
힘들게 잠든 그날 밤.
내일 새벽부터 마트에 들려야겠다는 다짐으로 감기지 않는 눈을 억지로 감고 새벽부터 일어나자마자 휴대폰부터 켰던 그날. 그날 이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창 밖을 보던 나는 이제 뉴스를 보기 시작했다.
지금은 괜찮은 건가.
이제 아무 일 없는 걸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건 뭘까.
부자가 되고 싶은 꿈은 없다.
그냥 하고 싶은 일 하고
가고 싶은 곳 다니며
우리 가족의 행복한 연말을 상상해 보는 것.
올 겨울 감기 걸리지 말고 건강했으면 하는 것.
엄마 아빠가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것.
그리고 조금 더 여유가 있으면
내년엔 어디로 여행을 가볼까 계획해 보는 것.
그냥 별 거 없다 생각한 내 바람들은
그 모든 게 내일도 평안한 하루라는
믿음이 있었기에 바랄 수 있는 소망 같은 거였다.
그냥 글 쓰려고 들어온 방에 앉아
가만히 창문 밖을 바라보니
어제 봤던 나무는
시끄러운 세상도 모르는지
가만히 서서 어제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내일도 모레도 별생각 없이
오늘 본 나무를 가만히 바라보고 싶다.
그냥
평안한 하루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