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다녀온 제주 여행 중 피곤하다며 잠시 호텔에서 쉴 때,잠든 남편과 아들 사이에서 잠이 오지 않아 챙겨 온 책을 꺼내 읽었다.
어른이 되어서 다시 모인 사람들과 이곳에서 우리는 또 어떤 기억을 만들며 살게 될까. 여전히 살고 싶은 시골은 너무 많은데 나는 무사히 이곳에서 정착할 수 있을지. 어디에서 살든 그곳을 사랑하며 살아야지.
'간직하다.' 생각이나 기억을 마음속에 깊이 새겨두다. 바쁘게 살 때는 몰랐다. 이만큼 살아오는 동안 그때의 기억을 여전히 따뜻하게 간직하고 있었다는 것을. 어쩌면 농촌이 좋은 것도, 농사를 지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 된 것도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결국, 시골의 기억이 나를 움직인 것이라 생각한다.
화려한 볼거리가 아니더라도 시골에는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즐거움들이 가득하다. 상쾌한 공기를 맡으며 계절을 체감하고, 작은 마당을 즐기는 것은 어찌 보면 삶에 당연한 것들이다. 작고 당연한 것들이 점점 귀해지는 세상이다.
평소 '소소한 행복'이란 단어를 참 좋아한다.
그냥 행복하다란 말은 가깝게 느껴지지 않고
너무 행복하다는 표현은 과장된 것 같은데,
'소소한 행복'은 진짜 행복인 것 같은 느낌.
언제나 날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은
행복해야지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을 때
요즘 힘든데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을 때마다
일상에 가득 찬 것들이었으니깐.
소소한 것들이 가득 찬 일상이나에겐 행복이니깐
아이를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나면 혼자만의 시간이 생긴다. 직장을 다닐 땐 없었던 자유시간.
날 위한간단한 점심 한 끼와
맥심 커피로 달달한 낮 시간을 보내는 데
뭐 안 해도 참 좋다.
언젠가부터 직장 없는 삶이 내 꿈이 되기 시작했다.
책들을 읽다 보면성공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았고걱정 없는 노후를 꿈꾸는 사람들, 또는 그냥 행복을 꿈꾸는 사람들도 많았다.
저마다의 꿈들을 가진 사람들이 참 많다 보니
책을 읽을 때마다 내 꿈은 왜 없지 생각했는데,
요즘 생긴 꿈이 직장 없는 삶이다.
나와 남편이 직장이 아닌 곳에서 수익을 만들고,
너무 큰 금전적인 스트레스가 없는 삶.
남편과 언젠가 지을 집 구조는 이랬으면 좋겠다는 대화를 나누다가 도형으로 출력해서 이렇게 지을까 저렇게 지을까?하며 고민해보기도 했다.
언제가 될지 아직 정확히 모르지만
직장에서 은퇴를 하는 시점에
우리가 지은 작고 예쁜 집에서
너무 큰 스트레스가 없는
적당하고 잔잔한 스트레스만 있는 삶.
요즘 내 꿈은직장 없는 삶이다.
그러니깐,
지금 생긴 한 달간의 휴가기간 동안 또 푹 쉬고3월부터 다시 일하게 될 곳에서 급여를 받으며지금처럼 노후준비 공부도 하며조금이라도 우리의 은퇴가 빨라질 수 있도록 잘해봐야지.